매일신문

JP 개헌연기 합의 보도에 분통

'내각제개헌 연기'얘기만 나오면 김종필(金鍾泌)총리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다. 김총리는 21일 한 방송사가 '내년 총선 이후 내각제개헌 합의설'을 보도했다는 보고를 받고 "개헌 연기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같은 개헌 연기설의 출처로 '대통령 주변'을 지목해 경고까지 했다. "대통령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주변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총리가 지목한 대통령주변은 청와대와 국민회의 내의 내각제개헌 연기파들을 지칭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그의 의구심은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이나 김정길정무수석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김총리는 이날 오전 김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과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있는 줄도 모르고 어떻게 이런 소리를 하느냐"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질책했다.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총리의 정무수석'을 자임하고 나선 김수석도 총리실로 달려 왔다.

이같은 소동 끝에 드러난 김총리의 입장은 8월 이후 내각제 개헌작업에 착수해 연내개헌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 끊임없이 내각제개헌연기론이 돌출되는 상황에서 시간이 갈수록 김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줄어들고 있다.

총리실 측근인사들은 이날 김총리의 내각제 의지를 재확인했으면서도 '대통령 주변'의 연내 내각제개헌 의지 희석시도가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부정하지 않았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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