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억척 홀어머니-자식간 갈등 그려

'너희가 어머니를 아느냐!'가장에게 억눌려 사는 어머니상을 그리고 있는 MBC 주말극 '장미와 콩나물'에 SBS가 도전장을 냈다. 24일 오후8시50분에 첫방송되는 새 주말극 '파도'(연출 김한영, 극본 김정수)가 그것이다.

'장미와 콩나물'에 등장하는 김혜자가 조금은 어눌하고 기 못펴는 '인내형' 어머니라면, '파도'의 김영애는 온 가족을 혼자 떠맡아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억척' 어머니의 전형이다. 33세에 혼자된 과수댁. 못 배운게 한스러워 3남매의 학비 뒷바라지를 하느라 한복 삯바느질, 어시장에서 생선 배 가르기, 과수원 농사 품팔이 등 안 해 본 것이 없는 여인의 모습이다. 어머니는 손가락이 생선가시에 찔려 퉁퉁 부어올라도 '마이신' 한 알 안 사먹고 억척스레 돈을 모은다.

'파도'는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의 마음과는 달리 '내 인생'을 찾고 싶어하는 자식들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려 나가는 드라마. 큰아들 영준(이재룡 분)은 애써 얻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학비를 마련하려고 한때 술집까지 나갔던 교사지망생 윤숙(이영애 분)을 사랑해 어머니에게 상처를 준다. 문제아인 둘째 영노(김호진 분)는 사사건건 가족들과 충돌하고 막내 영미(임예원 분)는 공부 대신 '연애질'에만 열심이다.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외강내유(外剛內柔)한 어머니 역할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영애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단지 홀아버지가 홀어머니로 바뀌었다는 점만 빼면, 등장인물의 성격과 구도, 배경무대가 어촌에서 서울로 이동한다는 것, 코믹과 멜로가 가미되는 점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MBC '그대 그리고 나'의 복사판 같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드라마의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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