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 개시된 나토의 유고공습이 28일로 6주째 접어들었다.미군기를 주력으로 한 약1천대의 나토전투기 공습이 연일 계속되고있다. 하루평균 300대 가까운 나토기가 공습에 참가, 주요 목표물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유고측 발표에 따르면 그간 인명피해는 사망 1천여명, 부상 3천여명. 또 주요 교량 12개를 포함 150개소의 기간시설이 파괴됐다. 특히 연료저장시설은 70%가 파괴됐고 조만간 해상유류공급 봉쇄조치가 단행될 예정이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공습개시를 발표하면서 유고연방의 주축인 세르비아가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들에게 자행해온 만행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분석은 공습이 실패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최근 유고측의 화해제스처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굴복시키기는 커녕 유고국민들의 항쟁의지를 결집시켜 그의 입지만 강화시켰다는 것이다.
공습 그자체의 승패와는 별개로 유고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나토의 개입이 더 큰 부작용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닌가하는 점이다. 공습은 반인륜적 인종청소를 종식시키겠다는 명분에도 불구 알바니아계 난민의 대량유출과 잔학행위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개전이후 알바니아계 주민의 3분의 1이 넘는 64만명이 유고측에 의해 강제축출됐다. 공습이후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없이 힘만을 앞세운 섣부른 행동이 누구를 위한 개입이냐는 것이다.
밀로셰비치의 잘못된 선택 탓에 유고국민들은 지금 날마다 울리는 야간 공습사이렌에 진저리를 치고있다. 그러나 인종분쟁이라는 사태 특성상 일반 시민은 물론 야당과 비판적 지식인들까지 밀로셰비치의 입장을 지지하고있다. 3차대전 발발을 운위하며 반발하는 러시아의 대응도 만만찮다. 딜레마를 풀어나가는 미국의 해법이 주목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고있는 미국이 동북아 분쟁시에는 어떤식의 개입을 할것인가가 관전의 주요 포인트다.
지난 23-25일 워싱턴 나토 정상회담에서는 유고사태를 계기로 나토에 새로운 전략개념이 도입됐다. 새전략은 나토가 회원국을 방위하는 역할뿐 아니라 권역밖의 임무도 수행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미국이 지구촌 분쟁에 혼자 '해결사'역할을 담당하기가 벅찬만큼 나토와 부담을 나눠갖겠다는 취지다. 세계 역학구도를 미국 패권하의 지역별 다핵구도로 편성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는 아시아지역에서도 적용될것이 분명하다. 유럽에서의 나토와 같은 역할을 동북아에서는 어느나라가 수행하게 될것인가. 일본이 당연 1순위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수가 늘어날 경우 일본이 한자리를 맡는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 돼있다. 27일에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키는 미-일 가이드라인(방위협력지침)이 일본 중의원을 통과했다. 극동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일본 자위대가 공해상에 출동해 미군을 지원한다는 가이드라인 법안에는 활동범위가 아직은 수색구조 등으로 한정돼 있지만 일단 일본의 대외 군사활동 문호가 열린것으로 봐야한다.
동북아지역 유사시 일본의 군사적 역할에는 이제 의문의 여지가 없어져 가고있다. 유고사태를 계기로 일본의 '군사대국 무장'에 대한 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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