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피로연 식중독 막을 수 없나

집단식중독 증세로 경남함양과 광주에서 3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모두가 예식장주변 식당의 피로연장에서 음식물을 먹은 하객들이었다.

보건당국이 피로연에서 사용한 음식물과 환자들의 가검물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 D그룹을 발견하고 정확한 감염경로와 원인을 역학조사 중이라니 곧 밝혀지겠지만 그보다는 늘 이맘때쯤 시작되는 예식피로연의 집단식중독 증세가 왜 해마다 되풀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가 하는 점이다.

피로연장으로 자주 이용되는 예식장 주변 식당 전부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부 피로연장에서는 먹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정갈하지 못한 음식이 제공 될 때가 더러 있다.

의구심은 가지만 하객이라는 입장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점은 아마 이같은 피로연장을 찾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도 당국은 인원부족 등을 이유로 각종 위생시설 설치 여부 등 보건안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해도 기껏 해당업소에 대한 영업정지등 사후조치가 고작이다. 어떻게보면 구멍 뚫린 보건행정이 집단식중독이라는 더 큰 구멍을 내는 격이다.

요즘같이 기온이 들쭉날쭉이면 더욱 집단 식중독 위험이 높다. 생태계의 변화에 따른 덥고 습기찬 생활환경이 일찍 찾아와 우리의 일상생활을 여러가지로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이럴수록 상한 음식물이나 세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로 먹다가 고열과 복통 설사를 동반한 식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여기다 냉장고의 과신 등으로 음식물 보관에 소홀히 하는 점도 식중독을 부르는 한 요인이다.

발효되는 음식이나 외부온도 변화에 민감한 음식을 오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식중독을 일으키기가 쉽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래서 결혼 등 각종 피로연때 내놓을 음식물은 보관기간이 길면 안된다.

물론 집단식중독은 피로연 뿐 아니라 학교의 급식이나 다량으로 공급되는 도시락, 오래된 수입식품 등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이같은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식품공급자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용량 규정 준수나 오염원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도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보건당국도 이를위해 신선한 식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식품의 유통과정이나 장소등을 세밀히 감독, 관리하고 피로연장 측이나 음식물을 마련하는 쪽에서도 식품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집단식중독을 일으킨 후 취해지는 당국의 각종 사후조치는 그야말로 사후약방문 격이다. 집단식중독은 대형참사를 빚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고 위험하기 때문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