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수학교 파행 운영

교육부가 예산절감을 이유로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 학급과 교사까지 감축하는 바람에 학급 과밀화로 인한 수업 애로는 물론 미아발생, 사고증가 등 심각한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올해 대구지역 8개 특수학교 학생 숫자는 1천482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명 늘었으나 학급 수는 145개로 8개나 줄었으며 교원 숫자도 244명으로 13명이나 줄었다. 때문에 21%인 30개 학급이 정원을 넘었고 교사들의 업무도 그만큼 늘어났다.

특히 공립인 남양학교와 성보학교는 사립보다 훨씬 심해 정원을 넘는 학급이 12개나 되며 남양학교 초등 3학년과 6학년은 정원이 10명인데도 한 반에 14, 15명이 편성됐다.

이같은 현상은 교육부가 올들어 4명 미만의 학급은 폐쇄하되 유치부 7명, 초등 10명, 중학교 13명, 고교 15명 등 학급당 정원보다 4명 이상인 경우에만 학급을 추가편성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학급과밀화에 따라 장애나 지능수준별로 분리 지도하는 개별화 교육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으며 교사들은 학생관리조차 벅찬 실정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성보학교의 경우 지난해까지 지체부자유 학생과 정신지체 학생을 2개 반으로 나눠 지도했으나 학급 감축에 따라 3개 학급이 통합돼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6학년 윤성수(44)교사는 "장애유형과 학습능력이 다른 장애아들을 같은 학급에 편성해 학습효율이 크게 떨어졌다"며 "학생들간 마찰과 불만도 커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또 담임교사들이 관리해야 하는 학생수가 늘면서 미아발생이나 사고, 학생들간 폭력 등에 대한 예방도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성보학교에서는 운동장 수업을 하던 유치부 교사가 한 학생을 찾으러 간 사이 다른 학생이 사라져 전 직원이 3, 4 시간을 찾아다닌 끝에 학교 뒤 금호강변에서 발견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남양학교 관계자는 "특수학교 학급과 교사를 감축한 것은 경제논리에만 치우쳐 현실을 살피지 못한 잘못"이라며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힘들고 불만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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