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고, 미군포로 석방... 발칸전 새국면

5주동안 계속돼 온 발칸 전쟁이 유고연방의 미군포로 석방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의 대미(對美) 화해친서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유고연방은 2일 지난 3월 세르비아군에 의해 포로로 잡혀 억류돼 온 3명의 미군병사를 베오그라드를 방문한 미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에게 인계, 석방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나토의 공습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고 있는 유고연방이 미국과 나토에 보내는 본격적인 화해 제스처로 풀이된다.

특히 밀로셰비치는 잭슨 목사를 통해 클린턴 대통령에게 평화안을 전달함으로써 그동안 러시아의 잇단 평화중재 노력을 거부하고 공습을 무기한 계속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해 온 미국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유고측은 지난 3월 24일부터 시작된 나토의 공습으로 회생 불가능한 지경의 타격을 입고 있다. 도로와 교량은 물론 방송국에 이르기까지 주요 기반시설이 완전히 파괴됐고 유류난으로 군대의 기동력도 거의 마비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나토의 공습이 앞으로도 수개월간 더 계속될 조짐을 보이자 밀로셰비치는 미국과 나토에게 적절한 명분을 제공, 공습을 면해 보자는 차원에서 잭슨 목사의 유고방문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나토의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발칸사태에 대한 세계의 여론을 베오그라드측에 동정적인 상황으로 이끌어 공습중단 분위기를 조성해 보자는 뜻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CNN 방송은 잭슨 목사의 말을 인용, 밀로셰비치가 클린턴에게 보내는 서한에는 △코소보 난민 귀환 △무장 평화유지군의 코소보 주둔 △나토-유고 양측의 폭력행위 종식 △코소보 위기 해결을 위한 정치협상 등 4개항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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