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기쁜날 이웃사랑'이 대구·경북지역 결식아동돕기에 나섰다.

그동안 각종 사회단체와 개인들이 앞다퉈 밥 굶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애써왔지만 역부족. 더욱이 지난 27일 여-야 의원들은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정부 추경안에 포함된 46억원 이외에 281억원의 증액을 요구했으나 정부의 반대로 75억원만 통과됐다.

당초 결식아동 전면급식에 필요한 비용 816억원 중 절반인 407억원을 정부에 부담시키기로 했지만 교육부 예산 80억원, 추경안 46억원, 증액분 75억원을 모두 합쳐도 205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민들의 적극적 후원이 없으면 2학기부터 끼니를 거르는 학생들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결식아동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해 초·중·고 결식아동은 6천543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초등 4천115명, 중등 2천80명, 고등 1천888명으로 무려 24%나 급증했다. 대구지역의 결식아동을 먹이는데 필요한 예산은 22억1천237만2천원인 반면 확보된 예산은 10억5천257만4천원에 불과하다. 23개 단체와 개인이 맡겨온 성금 9천300만원을 포함해도 10억원 이상이 모자란다.

결식아동의 폭증현상은 경북지역도 마찬가지. 포항 3천269명, 김천 1천50명, 구미 1천73명을 비롯, 올해 23개 시·군에서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1만4천225명의 결식아동이 발생했다.

경북지역 결식아동 중식지원 예산 40억7천22만8천원 중 22억3천32만7천원은 이미 확보됐고, 나머지 18억3천990만1천원은 도교육청 추경예산에 반영될 것이 확실시 돼 별다른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여름방학 중 중식비용 17억8천여만원은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은 그동안 독자들이 보내온 성금기금 중에서 1천여만원을 우선 확보하고 5월 한달간 '결식아동 돕기 성금모금'을 집중적으로 실시, 각 지역별 교육청에 나눠 기탁할 계획이다.

독자들이 '기쁜날 이웃사랑' 결식아동 돕기 모금운동에 참여할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ARS 700-7979 한 통화로 결식아동에게 따뜻한 한끼의 식사를 전할 수 있고 △매일신문 사업부(053-251-1411)로 성금을 보낼 수도 있다. △자동이체(대구은행:069-05-006103-010)를 이용할 수도 있다.

또 원한다면 특정학교 또는 특정지역 시·군·구 교육청을 지정, 금품을 기탁할 수 있다.

〈石珉기자〉

---이런사람 돕습니다

"자식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어미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픕니다. 훌훌 털고 일어나 예전처럼 학교도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경북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다발성 뇌종양으로 투병중인 백승국(14·경북 칠곡군 석적면 반계리)군. 하루에도 몇번씩 아들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때면 어머니 송영희(39)씨의 마음도 같이 무너져 내린다.

왜관 순심중학교 3학년인 백군이 꿈을 채 펼치기도 전에 쓰러진 것은 지난해 말. 눈이 돌아가고 거동마저 불편한 백군을 살리기 위한 20시간에 걸친 지난 2월의 1차수술. 증세가 악화돼 지난달 6일 다시 시도한 30시간에 걸친 2차수술까지 받았으나 아들을 살리기 위한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마저 외면한 채 백군의 의식은 점점 흐려져 가고 있는 상태다.

"잡을 수 있는 모든 희망을 가슴속에 담겠습니다. 승국이는 반드시 일어나 환한 미소를 다시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들 앞에서 강한 어머니였던 송씨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설상가상으로 IMF로 실직당해 공공근로 사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던 아버지마저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중이라 백군 치료비는 고사하고 생계마저 막막한 실정이다.

순심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승국이를 돕기 위해 모금활동을 하고 있지만 수천만원에 이르는 수술비와 치료비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인 상황.

승국이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순심중학교 학생회장 이정훈(14)군. "빵 한조각도 친구들과 나눠 먹던 인정 많은 승국이가 하루 빨리 일어나 우리곁으로 돌아 올 수 있는 길은 사랑의 손길 뿐"이라며 독지가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李昌熙기자〉

---사랑의 손길 이후

왼쪽 대퇴부 뼈가 썩어 들어가는 괴사증에 걸린 남편. 청각 장애가 있는 큰딸 미주, 척추가 휘는 척추후만증에 걸린 장남 민규(보도 3월5일). 이보다 더한 시련이 일을까 생각해온 박정숙(40·여·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씨에게 희망이라는 불꽃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생활이 어려워 큰 딸에게 치료는 커녕 보청기 하나 사주지도 못한다는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동산의료원 난청연구소(소장 김중강)가 보청기와 함께 언어교정 치료에 발벗고 나섰다.

"선생님의 말을 들을 수 없어 수업시간에 고생 많이 했는데. 보청기를 끼면서 부터 수업이 훨씬 재미 있어졌어요" 치료를 받던 미주는 온정의 손길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난 86년 청각 및 언어장애 질환의 원인 규명과 환자 진료체계 일원화를 위해 설립된 동산의료원 난청연구소는 91년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청각진료 사업을 벌이고 있다.

"꾸준한 치료를 하면 정상인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난청연구소 소장님의 말을 듣고 그동안 가졌던 큰 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조금 풀렸습니다. 주변에서 너무 많은 도움을 줘 밀린 방세도 내고, 아이들 학용품 값 걱정을 덜 수 있게 된것도 큰 다행입니다"

아직도 남편과 장남의 병 치료가 아쉽지만 세상의 따뜻한 온정이 있어 더 이상 힘들지 않다는 박씨. 고된 하루 속에서도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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