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JP, 내각제 잇단 언급 속뜻은?

'4.9청와대 합의'로 중단되는 듯했던 내각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합의당사자인 김종필(金鍾泌)총리로부터 내각제 관련 발언이 잇따르면서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중단 합의는 사실상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김총리는 지난 1일 제주도에서 내각제와 관련해 또다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날 기자들과 조찬을 하면서 김총리는 "모든 일은 순리에 따라야 한다"며 "하늘의 뜻을 거스르면 천망(天網)에 걸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지 내각제에 대한 자신의 의지는 변함없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말이다.

김총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 내각제를 고리로 한 야당과의 연대의사를 밝히는 발언도 했다. "아직 여건이 그렇지 않아서 문제지 야당의 많은 사람들은 내각제를 선호하며 때가 되면 나타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달 22일 국회 답변에서 "내각제 문제를 야당지도부와도 협의하겠다"고 한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그러나 김총리의 이날 발언은 전날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전날 자신이 현대통령의 5년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고 파문이 확산되자 진화용으로 강성발언을 했다는 분석이다.

김총리는 이날 편집.보도국장 세미나에서 "대통령에게 5년 임기를 맡겼다면 최소한의 여건은 열어줘야 하는데 야당이 이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유보 합의 이후 이면합의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는 와중에 김총리가 처음으로 '대통령 임기 5년 보장'을 직접 꺼낸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김총리가 청와대의 임기말 내각제 개헌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날 발언은 총리공보실 측이 공식해명자료를 내 한차례 해프닝으로 그치기는 했지만 김총리 진의와 관련한 억측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 와중에 김총리가 제주도에서 야당과의 연대의사를 거듭 피력하자 자민련과 한나라당 연대 가능성이 또 다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김총리가 "때가 되면 야당인사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한 발언은 한나라당에 대한 자민련의 구애가 한창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김총리의 대리인인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를 만나 내각제 개헌에 대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내각제를 고리로 한 자민련의 한나라당 끌어안기는 한나라당 측이 2여 공조 균열 차원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커 제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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