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3일 국회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안 등을 변칙처리함에 따라 고승덕변호사 출마포기 사태 이후 다소 진정되는 듯했던 여야 관계가 또 다시 긴장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게다가 법안 변칙처리후 한나라당이 즉각 원외투쟁 방침을 밝히는 등 강경입장을 보여 여야간의 대립과 긴장은 도를 더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여당의 법안 강행처리를 날치기라고 규정짓고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밤 긴급의원총회와 총재단,주요당직자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4일에는 특보단회의를 개최해 향후 대여투쟁 방향을 숙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본회의 사회를 맡았던 김봉호국회부의장에 대해서는 사퇴를 요구하고 원외투쟁 등을 통해 여당의 법안처리 부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게다가 6.3재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이번 여당의 법안 변칙처리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선거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해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부영총무가 이날 의총에서 "새로운 폭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비상한 의지를 다지지 않을 경우 어렵다"고 한 것도 이같은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은 또한 이날 여당이 국회 정치특위 활동시한을 6월말까지 연장키로 한데 대해서도 "12월까지 합의했던 당초약속을 어겼다"며 불참방침을 밝혀 특위의 파행운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이날 법안처리가 자칫 날치기로 비쳐질 것을 우려하면서도 법안처리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등 야당의 공세차단에 주력했다. 국민회의 정동영대변인은 "법안을 원만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야당은 저지할 명분도 의지도 없었다"며 "고승덕 파동에 대한 당내 책임론을 호도하기 위해 야당이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가로막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대신 여당은 6.3재선거 등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 2여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내각제 문제 등으로 삐걱이는 모습을 보였던 두 여당이 이번 기회를 통해 공조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자민련 입장에서는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자를 낼 경우 내년 총선에서 2여 연합공천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이날 법안처리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민련 측이 "법안처리는 한나라당의 무리한 반대에 따른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변칙처리로 인한 여야 간의 힘겨루기는 6.3재선거를 통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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