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3년 영국 캠브리지대학의 제임스 왓슨과 프렌시스 크릭은 생물체의 방대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3차원적 이중나선구조를 띄고 있다고 발표했다.그로부터 46년이 흐른 지금 인류는 DNA 조작기술로 대변되는 유전공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한 농산물의 대량생산은 '제2의 녹색혁명'이라 불리며 미래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복제양 돌리 이후 공상과학소설 속의 복제인간이 태어날 날이 머잖았다.
최근에는 인간 유전정보를 모두 해독하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인간게놈계획(Human Genome Project)'이라 불리는 이 작업은 인체 유전자 지도를 만들고 인체세포에 존재하는 약 30억개의 DNA 조직을 밝히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전병의 존재, 태어날 2세의 유전병 가능성을 분석하며 심지어 범죄 성향 여부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미세중력상태에서 실시된 유전자 이식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알리는 기사들이 과학잡지를 장식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에서 행해진 실험에서 곡물에 특정 유전자를 이식하는 성공률이 지상보다 10배 높게 나온 것.
당초 지상보다 2배정도 높은 성공률을 기대했던 연구팀조차 결과에 놀랐다. 박테리아를 유전자 전달체로 사용한 이번 실험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응용되려면 보다 주도면밀하고 반복적인 실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조만간 유전자 조작을 통해 병충해에 강한 콩을 양산할 수 있으며 전체 콩 재배량의 7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실험의 자금을 댄 곳이 정부나 과학연구단체가 아닌 기업체라는 점이다. 이미 세계적 종자·제약 회사들은 유전공학을 통한 기술경쟁력이 21세기 기업 운명을 좌우한다며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96년 미국 농산물 개발회사 몬산토는 지나치게 강한 독성 탓에 잡초는 물론 농산물까지 죽이는 제초제 '라운드업'에 견디는 콩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한 파생효과는 연 10억달러 규모. 미국 화학회사 다우 케미컬과 듀퐁은 유전자조작 옥수수 등 농작물과 박테리아로부터 합성섬유를 추출하고 있다. 듀퐁은 이를 통해 폴리에스테르보다 탄력성이 5배나 강한 합성섬유 3GT를 개발했다.
이밖에 세계적 유전자 관련 회사들은 제초제나 병충해에 면역기능을 지니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자랄 수 있는 식물과 질병치료에 획기적인 백신 또는 효소 등을 개발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조작을 통해 생산된 제품의 안전성과 인간복제의 윤리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영국 로웨트 연구소는 유전자조작 감자로 쥐를 사육한 결과, 쥐의 주요 장기가 손상됐을 뿐 아니라 면역기능이 약화되고 뇌가 축소됐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또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는 최근 인간 복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들이 체세포 이식을 통해 복제한 암소가 7주만에 빈혈로 죽었다는 것. 병원체에 감염됐다는 등의 이상징후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시 결과 비장과 림프구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이는 생후 암소의 면역체계가 올바로 발달하지 못했으며, 복제과정에서 DNA 유전자 재생성에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결과야말로 어느 누구도 인간 복제를 시도해선 안된다는 확고부동한 증거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유전공학 전문가들도 복제술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프랑스 암소는 면역체계가 불완전한 경우였다.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잠재력을 지닌 DNA의 정체를 밝히려는 인류의 노력이 풍요로운 미래를 약속할 지, 끔찍한 재앙의 씨앗이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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