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과없는 햇볕 그늘 우려

홍순영(洪淳瑛) 외교통상장관이 7일 대북 포용정책의 시한을 제시함에 따라 이달말 완성될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정책권고안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정부가 그간 포용정책을 추진해 나가는데 있어 인내심의 한계선(red-line)을 설정해야 한다는 미국측을 오히려 달래왔다는 점에서 홍 장관의 발언은 페리보고서에 심리적 마지노선이 들어설 공간을 넓혀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 장관이 지적했듯이 한.미 양국은 내년에 각각 총선(4월)과 대선(11월)을 치르게 돼 있어 포용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을 비켜갈 수 없는 처지이다.

즉 포용정책이 효험을 발휘하지 못하면 야당으로부터 '포용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국민적 비난여론에 직면하게 되고, 이는 정권의 기반을 위협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상황을 양국 정부는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정부의 경우, 금년 말이면 16대 총선을 위한 본격적인 여야경쟁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연말까지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관련, "연말까지 대북 포용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포용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자는 그러나 "페리보고서에 언제까지 답을 달라고 명시하지는 않고, 이달말 방북을 추진하는 페리 조정관을 통해 구두로 한.미의 입장을 전달하게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 국민의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기반이 있을 때 북한이 포용정책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만 제대로 전달되면 된다는 지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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