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대사관앞의 성난 중국인들

나토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으로 수만명의 중국인들이 이틀째 전국적인 항의시위를 벌인 가운데 9일 베이징주재 미 대사관 앞에서 일단의 시위자들이 중국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사이에 다른 시위자들은 대사관 정문에서 돌을 던졌다.

(베이징AP연합:사진설명)

中 군중 20만여명 격렬한 反美 시위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9일 중국전역에서 유고연방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피폭사건에 항의하는 반미시위가 확산되자 유감 표명과 함께 베오그라드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삼가는 등 '중국 달래기'에 부심하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날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내 중국대사관 폭격을 '불행한 실수'라며 깊은 유감의 뜻을 표했다.

데이비드 리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친서에서 "미국민을 대신해 이 비극적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이번 사건은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 불행한 실수였음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과 2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은 부득이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나토의 요구사항이 충족될 때까지 공습을 계속 하기로 합의했다"고 리비 대변인이 말했다.

나토는 중국대사관 피폭에도 불구하고 유고 공습이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했으나 나토 지도자들이 외교적 수습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 중국대사관이 있는 베오그라드에 대한 공습을 잠시 중단한 채 코소보 남서부의 세르비아군 병영과 통신.방송시설을 집중 공격했다.

한편 이날 중국에서는 베이징(北京) 10만여명(중국정부 추산 2만여명), 시안(西安) 4만여명, 청두(成都) 1만여명, 광저우(廣州) 1만여명 등 학생과 시민 20만여명이 미대사관과 영사관 주변에서 이틀째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특히 수도 베이징의 경우 지난 89년 톈안먼(天安門)광장 민주화요구 시위 이후가장 큰 규모인 10만여명(연인원)이 미 대사관 건물 주위에 집결했으며 이들 중 수천여명은 어깨동무를 한 채 '피(血)에는 피로'라는 등의 반미구호를 외치며 행진 했다.

미 대사관 구내 건물 중 한곳에 화염병이 날아들어 건물 출입구와 현관에 불이 붙었으나 대사관 직원들에게 의해 진화됐으며 청두 등지에서는 영사관 건물에 일부성난 군중들이 난입해 돌을 던지자 경찰이 최루탄을 쏴 해산시켰다.

미국은 중국내 반미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10일부터 이틀간 베이징 주재 대사관과 상하이, 광저우, 선양, 청두에 있는 4개 영사관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 폭격 항의시위는 중국계 시민 및 유학생을 중심으로 캐나다 토론토 미 영사관과 주일 미대사관 앞에서도 벌어져 국외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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