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복합화물터미널 입지 선정문제를 두고 대구시와 김천시, 칠곡군이 서로 적지(適地)라고 주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용역의뢰를 받은 교통개발연구원이 세 군데를 모두 적지라고 발표해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어떻게 같은 연구기관에서 별다른 상황변화가 없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박병춘 계명대산업공학과교수(물류시스템전공)가 연구원의 발표에 의문을 갖고 자료를 수집.조사한 결과, 용역결과를 서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때문으로 드러났다교통개발연구원은 95년 대구시에서 3개 후보지, 경북의 3개 후보지 등 모두 6개 후보지(대구시 북구 검단동이나 칠곡군 지천면은 당초 포함돼 있지 않음)를 사전 추천받아 입지를 비교 평가했다. 연구원은 이 6개 후보지를 1.2단계 계층분석법을 차례로 적용, 김천시 아포읍을 최적지로 발표했다.
이같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98년 5월 건교부가 민간사업자 선정공고를 냈으나 신청자가 없어 그해 8월 감사원이 입지선정 재검토를 요구하게 된 것. 감사원은 당시 건설 예정지가 물동량 분포상 너무 서쪽에 치우쳐 1조5천억원의 역 수송비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통개발연구원은 98년 10월부터 원점에서 입지를 재검토, 19개 개발가용지에 대한 교통접근성, 용지조건, 배후지역 등을 종합검토한 끝에 지난 3월 칠곡군 지천면을 최적지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에 대해 김천시 등이 이의를 제기, 강력 반발하자 조사평가서를 보정중이며 5월중 최종 결과를 내놓을 예정으로 있다.
대구시의 경우는 '영남권 내륙화물기지' 조성과는 별도로 96년부터 북구 검단동에 종합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대구시는 사업초기 교통개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 97년 7월에 대구권이 최적지라는 보고서를 받았다. 대구.경북지역의 제조.유통.운수.창고업체 등 133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김천, 군위, 성주, 대구 등 4개권역 중 과반수 이상이 대구권을 최적지로 꼽은 것. 연구원은 종합물류단지의 내부 수익률이 16.84%로 분석돼 충분한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볼 때 처음 결정된 김천은 당시 각 자치단체의 추천 후보지 중에서는 가장 적합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구시 검단동은 지가가 비싸고 투자비는 많이 들지만 투자효과 및 사업성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칠곡은 교통개발연구원이 모든 점을 종합평가해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다.
각 자치단체에서는 이러한 점을 내세워 자기 지역이 최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박병춘교수는 "각 자치단체가 개발원 용역결과를 모두 자의적으로 해석한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영남권 복합화물터미널은 지역 이기주의를 벗어나 역내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지역에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으로 결정될 경우 부실화를 초래, 자치단체의 재정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종 발표를 앞두고 김천과 칠곡은 서로 적지라며 양보할 기색이 없고 대구시는 복합화물터미널 선정과는 관계없이 검단동에 64만평규모(화물터미널부지 17만평 포함)의 종합물류단지를 추진중이다. 건교부가 어느쪽 손을 들어주어도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洪錫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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