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길씨 본지연재 칼럼집 '갈대의 자유'

"수암이 누구지? 스님인가?" 한동안 대구 사회에서는 '수암(修庵)'이라는 논객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았다. 적절한 비유와 날카로운 비판, 간결하면서도 버릴 것 없는 매끄러운 문장으로 매주 신문 읽는 맛을 일깨운 수암칼럼. 매주 이 칼럼을 기다리는 사람이 수두룩했다.

전직 언론인인 김정길씨가 15년동안 매일신문에 연재해온 수암칼럼 170편을 골라 엮어 단행본으로 냈다. '갈대의 자유'(매일신문사 펴냄).

그의 칼럼들은 현실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시각과 날카로운 필치로 세상살이를 명료하게 그려보이면서도 따스한 가슴과 예지가 번득인다. 하지만 피를 말리는 글쓰기에 대한 그의 부담도 없지 않았다. "세상사는 시비를 집적거린 칼럼류의 글이지만 얼굴없는 무명칼럼을 써 오면서 독자에 대한 부담에서 한 순간도 자유롭지 못했다"고 그는 토로한다.

일화 한토막. 칼럼을 쓰기 시작한지 얼마 안돼 수암이 언론계 원로인 몽향 최석채선생에게 "좋은 칼럼이나 기사는 어떻게 써야 됩니까"라는 사신을 보냈다. 몽향선생 답신. "글을 쓸 때마다 오늘 이 한편의 글을 쓰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는 마음과 열정으로 써라. 기자가 일생동안 자기 맘에 드는 글이 두 편만 나와도 성공이다". 필자가 오랫동안 글을 써오면서도 곡필하지 않고 스스로 붓끝을 무디게 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드는 두 편의 글'을 위함인지도 모른다.

지난해 30년가까이 몸담아온 신문사를 떠나 올해초 대구문예회관 관장에 부임한 그는 대구 문화의 현주소를 바꾸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칼럼집은 중·고생들의 논술입시에 참고자료가 될 수 있겠다는 교육계의 의견에 따라 단체구입시 권당 5천원(정가 9천원)으로 할인해준다. 053)742-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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