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단 흔들기 '이제는 그만'

지금까지 교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는데 요 며칠사이에 50평생 처음으로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 그리고 훌쩍 떠나지 못한 것도 후회한다.

서울.부산에 이어 대구지역 초등학교도 휴교를 한다는 보도다. 그것도 스승의 날의 주체인 교사들의 결정이 아니고 교육청의 일방적인 결정이란다.

서울.부산의 스승의 날 휴교결정의 이유를 보고는 교사가 된 것을 처음으로 후회했는데 대구의 결정에 더욱 더 마음이 착잡하다.

경북의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휴교한다고 아침조회 때 말했다가 상부의 등교지시로 종회 때 번복하는 소동도 있었다고 한다. 거기다 정부가 말하는 획기적인 교원의 처우개선 내용이란.

교육을 황폐화시킨 장본인의 퇴진을 요구한 교사들의 정서를 달래기 위한 것이겠지만 대문짝만한 글씨로 시작되는 신문기사에 어이가 없어진다.

'교사 안식년제 도입' 근무 15~ 20년차 교사가 대상이라는데, 한참 자라는 자녀들의 학비와 주택 마련에 쓴 비용 막기에 정신없는 나이(43~48세)인 이들 중에 본봉의 50%만 받고 연수주제를 제출하고 '자율연수 휴직'을 신청할 교사가 과연 몇명이나 될까.

'교원예우 지침'이 국무총리령에서 대통령령으로 격상시킨다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진단 말인가? 돈주머니 쥐고 있는 부처에서 반대하는데 매년 2000명씩 증원이나 담임수당의 인상이 가능하단 말인가?사회 모두가 변해도 교사가 학생들을 정성껏 바르게 가르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탁상개혁으로 관료들의 활약만 눈부신 98년 정년단축, 촌지고발센터,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원평가, 한 교사가 수백명을 대상으로 해야하는 수행평가, 참스승인증제, 학생 담임 선택제, 국정감사 및 교육청 평가와 잡무, 교원의 지방공무원화, 체벌문제와 학생에 의한 교사구타 및 경찰 연행 등 요즈음 토네이도의 바람기둥 같은 교육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밖으로 비켜가지 않고 꿋꿋하게 열심히 교육계를 지키는 남아았는 교사들을 더이상 울게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영창(공산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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