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고려병원 615호실. 봄햇살이 창문을 타고 따사롭게 내리쬐는 곳에 김일만(37·경북 구미시 신평1동)씨가 의족을 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병마와 씨름하고 있다.
김씨는 꿈많은 고교 2학년 시절인 지난 79년 9월, 대구에서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다 기차에서 떨어져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한동안 방황도 했지만 시련을 털고 일어선 김씨. 전자회사 생산직원, 아파트경비원 등을 거치면서 장애인 답지 않은 일솜씨를 발휘, 주위의 인정을 받았으며 지난 87년에는 단란한 가정까지 꾸렸다.
그러나 성실을 미덕으로 여긴 김씨에게 불행은 계속 찾아 왔다. 지난해 8월 퇴근길에 계단에서 굴러 목과 팔을 다쳐 지금까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게다가 김씨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인 지난해 9월에는 아내가 폭력배에게 폭행을 당해 그 후유증으로 정신분열증세마저 보여 결국 이혼을 해야 하는 불운을 겪었던 것.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합니다. 아버지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아이들이 엄마를 찾을 때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신경마비증세로 오른팔을 사용할 수 없는 김씨는 돈이 없어 정밀 검사를 위한 MRI 촬영도 못하고 있는 실정.
생계를 꾸려 가는 것은 중학교 2학년인 큰아들 동수(15·가명)의 몫이 되었다. 신평성당과 김씨가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미림아파트주민들의 도움, 또 생활보호대상자에게 지급되는 매월 21만원의 돈으로 근근이 생활은 꾸려간다지만 치료비 등은 도저히 감당 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과학자가 꿈인 동수와 김병지 같은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동생 창수(12·가명)는 아버지가 완쾌해 환하게 웃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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