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긴급진단-학교급식

요즘 각 학교의 교장이나 교감은 자신의 주업무를 '급식담당'이라 부른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에 잠시라도 관심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얘기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설과 인력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학교관계자들이 아무리 신경을 써도 사고를 막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7일 집단 식중독 사고가 일어난 덕원고 이성한교감도 "매일 3시간 이상 식당을 살펴볼 정도로 신경을 쏟았는데… 라며 허탈해했다.마찬가지 상황에 놓여있는 각 학교 관계자들은 "우리 학교도 사정이 크게 다를 바 없는데 어떻게 급식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며 답답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더위가 본격화될 경우 연쇄적인 급식사고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천병렬 경북대 의대교수는 "이번 사고는 앞으로 잇따를 급식사고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며 "위생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날씨가 더워지면 식중독이나 전염병 등이 집단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고 경고했다.급식사고를 방지하는 방법으로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근본적인 예방책은 지금이라도 학교급식 전반을 재검토하고 시설과 인력에 맞게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길 뿐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실제 보건당국이 몇 명 안되는 인력으로 수백개 학교의 위생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배식할 인력조차 모자라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란 더더욱 힘들고 최저가에 낙찰받은 부식 납품업자들에게 싱싱한 야채와 고급 반찬재료 공급을 기대할 수도 없다. 결국 '무작정 전면 실시'라는 애초에 잘못 끼운 첫 단추부터 풀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2학기부터 모든 고교에 학교급식을 실시하려는 대구.경북 교육청의 밀어붙이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한 학교 관계자는 "식당 부지가 없으면 화장실이나 쓰레기장 곁에라도 우선 짓고 보라는 식인데 어떻게 따를 수 있겠느냐 며 "학교 형편에 맞춰 자율적으로 추진해야만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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