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앉아 컴퓨터를 통해 외계 생명체를 찾는 일이 가능해졌다. 3년간의 준비작업 끝에 'SETI@home 프로젝트'가 지난 17일부터 일반에 공개된 것.
'SETI'는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Searching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계획을 일컫는 말이다. 'SETI@home(SETI at home)'은 말 그대로 안방에서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는다는 뜻. 동시에 이번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이름이기도 하다.
PC를 이용해 외계 생명체를 찾고 싶은 사람은 행성협회 홈페이지(http://planetary.org) 또는 SETI 홈페이지(http://setiathome.ssl.berkeley.edu)에 접속한 뒤 간단한 과정을 거쳐 공개프로그램인 'SETI@home(이하 세티)'을 다운받으면 된다.
'세티'는 사용자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 작동하는 일종의 화면보호 프로그램이다. 사용자가 잠깐 쉬거나 자리를 비운 틈에 작동하며 다시 작업을 재개하면 즉시 사라진다. 차를 마시고 점심을 먹거나 잠을 자는 동안 세티는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에 수집된 우주로부터 날아든 전파 자료를 수시로 전송받아 처리한다. 물론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여야 한다.
미국 행성협회 뿐 아니라 버클리대, 썬 마이크로시스템, 후지필름 컴퓨터 프로덕츠, 인포맥스, 파라마운드영화사와 같은 대기업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또 전세계 40만 컴퓨터 사용자가 세티를 다운받아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용 컴퓨터의 메모리 32MB 이상, 하드디스크 여유공간 10MB 이상, 인터넷 연결 가능 등의 조건만 충족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컴퓨터에 설치된 세티는 처리되지 않은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전송받은 뒤 컴퓨터가 쉬는 틈을 이용해 이를 처리하도록 한다. 일단 데이터 처리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컴퓨터는 이를 다시 관측소내 메인컴퓨터로 전송하고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할 때 또 새 데이터를 다운받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자동처리과정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되면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다시 메인컴퓨터에서 이 신호를 재분석한다. 만약 이 신호가 외계 생명체가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면 다른 데이터 수집장치에 모아진 것과 비교 분석하게 된다. 만약 세티에 의해 외계 신호가 발견된다면 이같은 자료를 처리한 컴퓨터의 주인은 우주에 대한 인류의 시각을 바꿔놓은 역사적인 인물로 남게 되는 것.
SETI 프로젝트가 도입된 것은 외계생명체를 찾는 일에 대한 인류의 관심을 높이고 아울러 폭주하는 데이터양 처리에 '게으름 피우는' 개인용 컴퓨터를 활용하자는 생각에서다. 과학자들은 아레시보 망원경이 수집한 자료의 가치가 바뀌게 될 것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미국 행성협회 집행위원장인 루이스 프리드만은 "세티 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 누구든지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외계 생명체를 찾는 작업을 도울 수 있게 됐다"며 "과학, 기술적인 의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지식의 첨단에서 전지구인이 서로 돕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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