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탈정치색의 제2기 개혁내각

개각인선 사실상 매듭

폭과 시기를 놓고 설왕설래돼 왔던 개각문제에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결국 정치인 출신들이 전원 교체되는 전면개각 쪽으로 가닥을 정리했다. 김대통령은 22일 김종필총리와 조찬회동을 갖고 24일 발표할 개각에 대한 인선을 사실상 매듭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개각을 발표하는 셈이다.

이번 내각은 현 정부 제2기 내각의 성격이다. 박지원청와대대변인도 "정권 출범시 처럼 조각(組閣)의 심정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대변인은 이날 조찬회동 결과를 설명한 뒤 개각의 인선기준으로 △비 정당인 △전문성과 개혁성 겸비 △능력에 따른 발탁이란 세가지 점을 들었다.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비정치적 개혁내각의 틀이다. 제2기 내각은 개혁의 가속화내각으로 규정지을 수 있다.

박대변인은 그러면서 "비 정당인이란 정치인은 돌아가고 들어오는 사람도 정치인이 아니며 또 차관급으로의 승진 및 차관급의 장관이동 등 차관승진도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다"고 자세하게 말했다.

재경.통일부 교체 확실

이번 개각에서 정치인들의 전원교체는 전면개각을 뜻한다. 선별적인 교체검토도 있었으나 물러가는 장관들이 경질로 비춰질 것으로 우려, 이같은 방향을 잡은 듯하다.

현 내각의 정치인 출신 장관은 박상천 법무, 천용택 국방, 이정무 건교, 박태영 산자, 이해찬 교육, 신낙균 문화관광, 최재욱 환경, 김모임 보건복지장관 등 8명이다. 정상천 해양수산장관은 임명된 지 얼마되지 않아 유임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내년 총선에 대거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총력선거가 예고되고 있다.

지역출신의 이건교, 최환경장관도 교체된다. 최장관의 경우 유임이 유력시 되었으나 정치인 출신 교체방침에 따라 물러나게 되며 총선을 위한 지역구 활동 재개가 주목된다.

전면개각에 따라 재경부장관과 통일부장관의 교체도 확실시되고 있으며 청와대비서진의 개편도 예상되고 있다. 박대변인은 수석비서관들의 장관발탁 가능성에 대해"NCND(시인도 부인도 않는다)"라고 언급, 사실상 이를 시인했다.

공동여당 지분배분 배제

이번 개각에서는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지분배분은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과 총리는 공동정권을 출범해 15개월이나 됐고 그 사이 외환위기 극복, 경제회생, 대북 포용정책의 세계적인 지지가 이뤄졌고 지분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대변인은 또 "김대통령은 경제회복이 너무 빨라지면서 각계 각부분에서 개혁을 늦추려고 하는 기미도 보이기 때문에 제2기 내각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을 떠나 철저한 개혁을 통해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 놓고 21세기 지식산업사회에 대비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탈정치색의 개각스타일을 강조했다.

한편 최근 개각의 폭과 시기를 놓고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김중권대통령비서실장이 애초 말한 조속한 시기의 대폭개각설이 사실로 드러나 김실장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해주었다. 박대변인도 "김실장의 얘기를 액면 그대로 왜 듣지 않았느냐"면서 "이번 개각에 대통령과 총리 사이에서 능력발휘를 잘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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