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급발진이라는 원인도 모르고 대책도 없는, 그러면서도 엄청난 피해는 갈수록 늘어만 가는 신종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급발진사고는 올들어서만도 경향각지에서 70여건을 기록했으며 대구지역에서만도 10여건이 이미 발생했다. 특히 지난 20일, 서울에서 주차관리원이 몰던 스포티지차량이 갑자기 돌진해 행인 4명을 덮쳐 3명을 중태에 빠뜨린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 바로 다음날인 21일, 대구역앞 택시정류장에선 정차해있던 쏘나타 택시가 굉음을 내며 급발진, 5중 연쇄충돌사고를 일으킨 것은 도대체 자동차가 문명의 이기(利器)인지 흉기(凶器)인지 조차 구분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피해를 당한 시민들이 지난 3월, 서울지법에 접수한 손해배상청구소송만도 100여건에 달한다.
대체로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사고상담사례에 따르면 이 사고의 특징은 주로 시동초기, 변속레버를 작동할 때 차량이 굉음을 내며 운전자가 원치 않는 방향과 예상치 못한 속도로 전진 혹은 후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사고의 원인규명에 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10여년전 급발진 사고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결론은 차량결함은 없는 것으로 났다.
일본의 경우, 운수성이 90년 1월, 1천167건의 불만사례에 대한 원인규명 결과 차량관련 부분은 차량유지관리 부적절 40건, 제조단계의 불량 8건 등이었으며 이중 명백한 조작실수 66건을 비롯, 차량측 요인이 아닌 것이 1천16건이라고 발표했다.그러나 우리는 남의 나라의 분석들을 다 믿을 수도 없거니와 더구나 국내 자동차 생산자들이 소비자들의 조작미숙 등 과실을 주장하는 데에는 더욱 동의하기 어렵다.
일단 소송을 통해 대체적인 원인규명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술한 서울의 주차관리원은 20년 경력의 운전자일뿐 아니라 문제의 차량은 충돌뒤에도 시동이 꺼지지 않은채 1분정도 연기와 소음을 냈다는 목격자의 설명을 바탕할때 조작미숙일 가능성을 믿기 어려운 것이다.
국내의 자동차업계는 일부 모델부터 미국에서처럼 페달 오조작을 방지하는 '시프트 록'을 장착, 출고하지만 급발진방지에 충분한 대비책은 못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심한 일은 정부의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의 자세에 있다.
지난 3월초, 급발진사고조사팀을 구성, 7월부터 엔진.변속기.제동장치의 구조결함 여부 등 40여개항목에 걸친 실험후 연말까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소요예산 1억2천만원을 확보하지 못해 조사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소식이다. 조속한 예산확보와 실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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