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를 없애려면 범죄인의 발생을 미연에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며, 범죄인의 교화가 차선책일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교도행정에 몸담고 있으면서 절감하는 것은 이미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갇힌 사람들을 교화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갈수록 범죄수법이 하도 절묘해져서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런 이유로 인한 고육지책일까, 속칭 대도(大盜)로 유명해진 자를 재소자 교화를 위한 전문강사로 초빙한다는 이야기도 듣게 된다. 버려진 자원의 재활용차원(?)이라고 하니 의당 환영해야할 일인데도 왠지 개운찮은 우려감도 떨칠 수가 없다.
흉 보면서 배운다고 그렇게라도 해서 유명해지려고 할 철부지들이 또 있을까 염려돼서다. 자칫하면 구체적 범죄수법이나 가르치고 배우는 흥미잔치가 될까 군걱정도 해본다.
대다수의 범죄피해품은 누구라도 탐을 낼 만큼 가치가 있다. 그것을 지킬 수 있는 관리능력이 없으면 도둑을 맞기 십상이다.
허술하게 관리한 재물만 도둑맞는게 아니라 미모나 건강·재주·명성·힘·지위 같은 것들도 언제 도둑맞을지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런 것들을 빼앗겼다는 사람들마다 그럴만한 허점이 빤히 보인다. 가치에 걸맞도록 울을 치거나 빗장을 잠그고 손을 보고 사랑과 덕을 베풀며 정성을 쏟는 등등의 노력없이는 어떤 보물이든 범죄에 휩쓸려 잃게 마련이다.
안타깝기는 덕으로 관리해야할 영예로운 자리나 지성과 땀으로 가꾸어야할 기량 따위를 금권따위로 지키려다 허망하게 날리는 꼴을 날마다 듣고 보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이들이 저지르는 시행착오나 범죄이다.
'견물생심이니 도둑은 홑죄, 도둑맞은 자는 겹죄'라고 했다. 모두가 물리고 무는 가해자란 뜻 같지만 뒤집어 보면 쌍방이 피해자라는 말도 된다. 어쨌든 범죄와 맞물린 양단이니 양수겸장으로 쳐볼만한 과제이기는 하다.
범죄를 저지르기전의 그 넘치는 개성과 재주를 재개발하고 합리적 이성과 높은 도덕심을 고양시켜 사회에 이바지 하도록 돕는 것이 올바른 교정이요, 참 갱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구구치소장〉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