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독상 수상 '내 어머니…'

23일(현지 시각) 폐막한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내 어머니에 관한 모든 것'은 최고 작품상인 '로제타'보다도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영화감독으로서는 작품상보다 감독상이 더욱 큰 영예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어머니…'가 주요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의 지난 15일 시사회 당시 관객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는 등 올 경쟁작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때문이다.

흔히 '스페인의 이단아로' 불리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그의 13번째이자 칸 입성 첫 번째 작품으로 높디 높은 칸영화제의 벽을 허무는 쾌거를 이룩했다.

'내 어머니…'는 장르로 치면 인생극이면서 멜로 드라마. 또 관객들로부터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점에서는 통속극에 해당한다. 스페인에서 대중성 높은 감독으로 평가되고 있는 알모도바르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영화는 제목이 풍기는 뉘앙스와는 달리 아들이 어머니를 회고하는 형식이 아니라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삶을 재조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마드리드의 장기이식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마누엘라는 17세의 아들 에스테반과 함께 산다. 에스테반은 아버지가 누구냐고 묻지만 마누엘라는 함구로 일관한다모자는 에스테반의 생일날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함께 본다. 그러나 에스테반은 주연 배우들의 사인을 받으려다 교통사고로 숨지고 만다.

삶의 유일한 등불이 꺼져버린 마누엘라는 아들의 아버지를 찾아 18년전 도망치듯이 떠나온 바르셀로나로 간다. 자신의 아들이 있는 지조차 모르는 옛 애인을 만난'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어한 아들이 있으며 이제는 그 아들이 죽었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다. 물론 아들의 한을 그렇게라도 풀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영화는 바르셀로나에서부터 반전, 마누엘라가 이성의 복장을 즐겨 입는 성도착자와 창녀, 임신한 수녀, 동성연애자 배우 등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내면적인 심리변화로 초점을 옮긴다.

정교한 시나리오와 반복되는 복선, 매혹적인 음악, 화려한 영상미가 자칫 멜로드라마에 그치고 말 영화에 예술성을 부여했다는 평가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세계 영화제에는 한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기에 칸영화제측에서 '삼고초려 끝에 모셨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영화제 개막초부터 그의 작품이 황금종려상이나 감독상 수상작으로 유력시됐다.

그는 시상식장에서 함께 경쟁했던 캐나다의 아톰 에고얀, 미국의 짐 자무쉬 등 다른 감독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겸손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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