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사장급 30%이상 새인물 기용

박순용(朴舜用·사시8회) 대구고검장이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배경은 검찰조직의 대폭 물갈이를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집권 2기의 개혁작업을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즉,'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차원에서 기존 검찰진용을 새로운 전열로 가다듬어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고 총체적 사정작업을 흔들림없이 유지하겠다는 통치권자의 의지를 내보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 대통령 취임이후 첫 검찰총장 임명이라는 점에서 박 신임총장은 개혁과 사정의 선봉장으로서 집권 1기 사정작업의 연속성을 유지, 정치인·공직자 부정부패척결을 보다 강도높게 추진하는 동시에 대전 법조비리 사건이후 침체된 조직기강의 쇄신과 검찰 위상확립을 위한 사법개혁 완수 등 중책을 맡게 됐다.

박 고검장의 검찰총장 기용은 김태정(金泰政·사시4회) 전임 검찰총장을 법무부장관에 발탁한데서 예견됐던 대목이다.

김 총장의 발탁으로 조직안정과 사정기조의 연속성을 꾀하는 한편,일선 검찰조직은 대폭 물갈이를 통해 침체된 조직기강을 일신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박 신임총장은 개인적 이력이나 수사지휘 능력면에서 집권 2기 사정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라는 검찰 안팎의 평가를 받아왔던게 사실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오는 2001년 목포출신인 사시 9회 신승남(愼承男) 검찰국장의 총장 발탁과 연관짓는 분석이 많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정권의 동진정책과 무관치 않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신임 총장 인선은 당초 8월로 예정된 인사를 전제로 이미 1~2개월전 청와대에 올린 존안자료를 바탕으로 김대통령이 일찌감치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오전 박고검장의 총장임명안이 긴급안건으로 국무회의에 상정됐다.

박 고검장의 검찰총장 기용은 통상 1, 2기수 차로 후임총장이 임명돼온 관례를 깨고 3기수를 건너뛴 '파격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를 예고하고있다.

사시8회 총장시대가 열림으로써 선배기수인 사시 5회(1명)와 6회(3명), 7회(2명)등 6명과 동기인 사시 8회 7명중 대부분이 옷을 벗을 것으로 예상돼 적어도 10자리이상의 공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정기인사때 검사장으로 승진한 4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검사장급이상 간부 41명중 3분의 1 이상이 초임 검사장으로 채워지는 '격변'이 예상된다고 검찰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서열대로라면 대검 차장은 사시 9회(3명)에서 나오고 일선 고검장은 나머지 사시 9회와 10회(3명)가 포진하게 된다.

대검 차장에는 신 검찰국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문제는 막강한 사시 8회 동기 7명의 거취 여부로, 11년전의 선배기수인 고시8회에서 동기들끼리 법무장관 4번, 총장 3번씩을 번갈아가며 싹쓸이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8회중 2, 3명을 법무연수원장과 일부 일선고검장으로 남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시 8회의 거취와 상관없이 서울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공안부장 등 검찰의 노른자위 요직인 '빅4'는 전원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검장과 부산지검장 등 일선지검장 자리는 사시 11, 12회로 채워지고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중수부장 등은 사시 12, 13회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 승진은 지난번 인사때 탈락했던 사시 13회 정충수(鄭忠秀) 동부지청장과 사시 14회와 15회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사시 15회의 선두그룹인 서울지검 차장검사들의 경우 재경지청장을 거치지 않고'논스톱'으로 검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

평검사들에 대한 후속인사는 지난 2월 대규모 전보인사가 있었던 점을 감안, 이번 인사에서는 부장검사급 이상에서 대폭적인 인사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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