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의 공원에 나가니 놀이터 모래밭에서 모래 장난을 치고 있는 네댓 살쯤 되어 보이는 두 아이이가 보였다. 아이들에겐 예상외로 재미있는 구석이 많으므로 가까이 가서 지켜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장난을 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이야기가 흥미를 끌었다.
처음에 나눈 이야기는 서로 자기네 할머니가 나이가 더 많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엔 서로 자기네 집이 더 크다고 우겼다. 그 모습을 보면서, 더 오래 살려고 하거나 더 넓은 땅을 소유하려고 하는 인간의 욕구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사람이 이 세상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유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도대체 얼마만한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찰하는 눈을 좀 더 먼 곳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하기에 좋은 예가 있다. 오즈마 계획(Project Ozma)이나 새티(SETI) 계획이 그것이다. 그것은 외계에서 오는 전파를 잡아 지적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하려는 계획이다.
지구에서도 인간의 존재를 알리는 메시지를 담은 전파를 과학자들이 지목한 우주 공간의 행성을 향해 쏘아 올리고 있다.
그 전파가 1초에 30만㎞의 속도로 날아가서 생명체가 살 만한, 비교적 신빙성 있는 행성에 닿으려면 최소한 만오천년은 걸려야 할 것이다.
그 곳에 요행히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어 답장을 보낸다면 다시 만오천년 뒤에 받게 될 것이다. 그런 시간 개념으로 본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기껏 백년도 채 되지 않는 인간의 생명유지기간은 얼마나 하잘 것 없는 것인가.
1990년 2월 태양계 외곽에 도달한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가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그것은 보이저가 발견한 지구의 모습이었는데 하나의 작은 점일 뿐이었다.
칼 세이건(Carl Sagan)은 그 점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 불렀다. 그 사진 또한 우리가 그토록 소유하기를 원하는 공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더 긴 시간과 더 넓은 공간을 소유하기 위해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시키고 있다.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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