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서지도 우린 이래요

태석이네 집 냉장고 문에는 책나무 두 그루가 그려져 있다. 초등 5학년인 태석이와 동생 유진(7·여)이가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스티커로 열매를 붙이는 나무다. 두 그루 모두 50개 남짓한 가지의 반 정도에 책 열매가 열렸다. 열매가 모두 열리면 엄마가 선물을 준다. 물론 선물은 책이다.

엄마 문정혜(37)씨의 책읽기 지도는 태석이가 글을 깨친 다섯살 때부터 시작됐다. 특별한 지도법이 필요한 게 아니라 꾸준한 관심만 있으면 된다는 문씨의 설명. 태석이가 동화책의 한 줄을 읽으면 엄마가 한줄 읽어주고, 점차 분량을 늘려 한 쪽씩 번갈아가며 읽었다.

물론 처음부터 책읽기를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책을 읽은 뒤에는 엄마나 아버지가 꼭 책의 내용을 물어보고 열심히 들어주며 질문도 했다. 부모가 자신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자 태석이는 더 열심히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나면 칭찬을 받는 것도 재미를 돋운 요인이다.

태석이 가족이 가장 많이 나들이하는 곳은 서점. 특히 아버지가 함께 가 주는 것이 중요했다. 아이들이 새 책이나 읽고 싶은 책을 사 달라고 하면 언제라도 서점에 간다. 부모가 먼저 책을 사 주는 경우는 별로 없다. 단 책을 고를 때는 최대한 신중하게 서로 의논한다.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권장도서를 그때그때 챙겨두었다가 아이들에게 권하는 일은 엄마의 몫이다.

TV는 아이들이 꼭 보고싶어 하는 만화영화나 뉴스, 스포츠 뉴스를 보는 것이 전부다. 유진이가 텔레토비를 보는 것을 빼고는 아무도 연속극을 보지 않는다. 가족 모두 책읽기가 생활화된 것이다. 과일이나 간식을 먹자고 하면 모두들 책을 들고 나올 정도.

하지만 문씨는 결코 별나지 않은 가정이라며 쑥스러워했다. 몇년 동안 부모가 관심을 놓지 않고 책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왔을 뿐 특별히 소개할 비결도 없다고 오히려 미안해했다.

〈金在璥기자〉

수년 새 각급 학교의 독서교육이 부쩍 강화됐다. 하지만 가정에서 책 읽는 습관을 제대로 들이지 않으면 학교교육과 연결될 수 없다. 가정에서 하는 책 읽기 지도에 관한 책도 많이 나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이다.

먼저 아이들에게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방법.

①부모가 먼저 책 읽는 습관을 들여라.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②어릴 때부터 부모가 함께 책을 읽어주라.

③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라.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④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 주라.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 이에 맞는 책을 권해야 흥미를 붙일 수 있다.

⑤무턱대고 유명도서에만 의존하지 말라. 아이의 감각이나 호기심 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책을 읽고 난 뒤에 부모가 어떻게 해 주느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①스티커 붙이기나 책나무 만들기 등을 통해 성취감을 높여주라.

②읽은 책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꼭 가져라. 최소한 아이들에게 줄거리나 느낌이라도 말하게 하라. 부모가 먼저 책 내용을 알아둬야 효과가 있다.

③가능하면 이웃의 또래들과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하게 만들어주라.

④독후감은 강요하지 말라. 만화나 그림으로 그리게 하거나 생각나는 시, 이야기 등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유도하라.

⑤나들이 장소는 가급적 아이가 읽은 책에 나온 장소나 저자의 고향 등을 택하라.〈도움말 : 어린이도서연구회 김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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