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론조사 과연 믿을만하나

과연, 믿을만한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김태정법무장관의 퇴진 요구 움직임과 관련, 이를 일축하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구심이 고조되고 있다.

옷 로비 파문 직후 청와대 측에서 한 전문기관에 의뢰,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장관이 사건 진상과 상관없이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자가 33.3%인 반면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7.1%나 됐다는 것이다. 또한 김장관이 어떤 경우에도 물러나선 안된다고 답한 사람들도 8.8%였다.

김대통령은 1일 귀국회견을 통해 이같은 조사 결과를 제시한 뒤 "국민 여론도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한다"며 "투명하게 향후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김장관의 거취에 대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그러나 이같은 응답은 체감여론과는 적지 않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내에서조차 격앙된 민심을 지적하면서 법적인 책임과는 무관하게 김장관이 도의적 측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일고 있다. 사실 김장관 사퇴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던 청와대 측에서 의뢰했었다는 점 자체에서 여론조사는 이미 한계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설문내용을 분석해 보더라도 검찰수사 후 거취 결정 쪽으로 답변을 유도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등 객관성 유지에 의구심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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