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법무 재신임 이후 민심 더욱 악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일 김태정법무장관의 유임을 결정한데 대해 야권과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론이 더욱 악화되자 청와대는 매우 당혹해 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고급 옷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흔들림없이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라"며 김장관을 재신임했지만 유동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김대통령의 이런 지시는 여론에 밀리지 않겠다는 특유의 인사 스타일 때문으로 보이며 여러 차례 장관 경질사유가 발생했을 때도 같은 자세를 취했다.

특히 이번에는 김장관의 경질이 자칫 권력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강박관념을 가졌음직하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취임한지 1년 4개월도 안됐는데 여기서 밀리면 계속 밀린다"고 말하고 있다.

김장관에 대한 김대통령의 신임도 작용한 듯하다. 사실 새정부 출범 이후 최근 개각때까지 검찰분야와 관련해서는 김중권대통령비서실장,김태정전검찰총장, 박주선청와대법무비서관 3인에 크게 의존해 왔다.

여권 주변에서는 김대통령의 상황인식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마녀 사냥 시각과 여론조사 결과 반응으로 나타났다.

김대통령은 이번 고급 옷 의혹사건을 언론과 시민단체, 야당의 여론몰이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검찰수사 결과가 국민적 의혹을 씻어주지 못했던 점에 비춰 마냥 마녀사냥으로만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

모 중앙일간지의 2일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74.1%가 "검찰 조사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74.0%가 "김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나타났다.

현재 김실장과 김정길정무수석 등 청와대 내 다수 기류는 김장관의 문제를 처리하지 않으면 상황돌파가 곤란하다는 시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결심의 키를 쥐고 있는 김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자못 궁금하다. 3일 재선거 결과도 지켜볼 만하다.

어쨌든 지금 여론의 동향으로 봐서는 김대통령이 김장관을 감싸고 돌기에는 힘겨울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조만간이든 아니면 다소 시간적 여유를 주면서든 경질할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박준영청와대대변인은 3일 "대통령이 말씀하신 그대로"라며 일부 언론의 경질 전망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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