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정치검찰'이미지 벗어나야

이번 검찰인사는 파격적이라는게 검찰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는 이번 검찰인사가 장관유임에 이은 검찰총장 기용에서부터 비롯된 부정적 시각의 일단이라고 해석된다.

고·지검장급 13명퇴진이라는 대폭물갈이로 인해 타의로 이뤄진 '젊은 검찰'을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대폭물갈이로 인해 준비가 덜된 상황에서 신임 고위간부들이 핵심자리를 차지하면서 제대로의 업무수행이 될 것인가하는 경험미숙의 '업무 공백'에서 오는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번 인사가 당초보다 늦춰지면서 진통을 겪은게 총장동기생들의 동반 사퇴를 둘러싼 반발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도 짚어볼 일이다. 당초 2명잔류 5명퇴진 방침이 무너지게한 반발의 배경엔 법무장관에 대한 불신임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누가 누구 보고 나가라고 하느냐'는 불만의 소리가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또 8회의 총장발탁으로 제대로 '자리'에 앉아보지도 못한 선배기수는 물론 동기생들이 졸지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옷을 벗게 된 것도 사실상 바람직한건 못된다.

이런점에서 동기나 후배가 총장이 되면 지휘권 보장을 위해 동반사퇴해야하는 검찰인사의 관행도 이 시점에서 재고해봐야 될 사안이 아닌가 싶다. 제대로의 능력도 발휘해볼 기회조차 원천봉쇄돼 상실당한건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검찰조직발전측면에서도 손실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검찰인사에서 권력 상층부의 차기총선을 의식한 인사라는 비난이라든지 학연·지연등을 앞세운 인사청탁물의까지 겹쳐 과연 검찰상 확립이 제대로 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됐든 이젠 인사는 끝났다. 따라서 검찰은 그 어느때보다 그 외양이 젊어진 만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주기를 우리는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그건 누가 뭐래도 정치검찰의 오명만은 벗어달라는 주문이다. 권력 상층부나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거나 다음 자리를 위해 검찰 스스로 아부성 내지 예스맨이 된다면 정말 그건 국가 장래를 위해서도 불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잖아도 김태정법무장관 유임자체가 정치성 이란 비난을 받고 있는 터이기에 국민들이 검찰자체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는 점을 새 검찰 간부들은 유념해야할 일이다.

젊은 검찰의 특장(特長)이 뭔가. 잘못을 잘못이라고 외칠 수 있는 바로 그 용기에 있다. 거듭 태어난다는 각오 아래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검찰이 돼 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이에는 권력상층부나 정치권도 검찰의 부담을 덜어주는 간섭배제라는 전제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