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그림의 떡'이다. 상차림은 상다리가 휠 정도(종합주가지수 폭등)이나 먹을 게 없다. 뿐만 아니라 증시전문가들의 기술적 분석을 통한 주가예측도 전혀 먹혀들지 않는 장세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5월말 690선을 저점으로 반등할 때 700과 750선을 오르내리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6월의 대규모 유상증자 물량,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악재가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는 10일연속 상승추세를 나타내며 7일 단번에 44.82포인트나 급등,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물대 벽이 두터워 800선을 넘기가 쉽지않을 것이란 예측도 빗나갔다. 단숨에 전고점을 돌파해버렸다.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을 무색하게 만드는 장세가 나타나는 원인은 무얼까. 기관투자가, 특히 투신권의 폭발적인 매수세 때문이다. 증시는 모든 국내외 상황에 영향을 받지만 가장 기본적인 변수는 수급동향이다.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증시는 기관투자가 '외끌이 장세'여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저금리로 인해 증시주변에 몰린 풍부한 자금이 기관들의 매수여력을 높여주고 있으나 기관들의 힘이 소진될 때 폭락장세가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7일에도 기관들은 2천14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천701억원, 438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기관투자가들이 가격부담을 무시하면서까지 무차별 매수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풍부한 자금력에 있다. 5월에만 주식관련 금융상품에 7조5천억원이 유입되는 등 22조원이 증시주변에 몰려있는 것. 더욱이 종합주가지수가 바닥권일 때 물량을 확보못한 펀드매니저들이 문책을 두려워한 나머지 블루칩을 중심으로 대거 매수하고 있다는 소문이 증시주변에 나돌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한국전력.포항제철.SK텔레콤.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의 '퇴장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물만 나오면 매수하는 세력이 등장, 핵심 블루칩 종목의 매물을 시장에서 구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증권거래소는 794개 상장법인중 시가총액 상위 30개사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할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73.27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최근의 종합주가지수 폭등세는 기관들이 지수영향력이 큰 블루칩을 중심으로 매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 중심의 이러한 장세연출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음모론'까지 제기, 현금을 준비해두고도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고 추격매수를 할 상황도 아니어서 애를 태우고 있다.
동원증권 대구지점 김봉환 금융종합팀장은 "고객들에게 거래를 권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핵심 블루칩을 매수해야 하나 매물구하기가 쉽지않다"고 말했다. 업종대표주 및 중가 우량주 등 준블루칩을 매수할 수도 있으나 상승탄력이 적은데다 급락국면때 블루칩보다 더많이 떨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증시는 어떻게 전개될까. 증시전문가들조차 자신의 예측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과거 증시 잣대로 지수상승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단기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1천억원이상 순매수하는 시점이 상투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급등락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잖다. 급등한 만큼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배춘수 신한증권 대구지점장은 "열흘이상 계속 상승, 투자심리가 100%가 된 것은 우리 증시사상 처음"이라며 "10일 선물.옵션만기일 전후가 주목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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