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섬유기계 성능 급속 향상

"성능이 좋아진 고가의 기계들이 이렇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영세한 대구 업체들이 앞으로 어떻게 세계와 경쟁해 나갈지 막막합니다"

지역 섬유업계에 세계섬유기계박람회 충격파가 몰아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섬유기계박람회(ITMA)에서 지역업체 관계자들은 출품된 기계들의 고성능화에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390㎝까지 짤 수 있는 초대폭 에어제트룸이 선보였는가 하면 기계마다 수십 가지의 선택사양을 제공해 성능 다양화를 과시하고 있었다.

지역 참관자들은 "기계 세대교체 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을 헤쳐나갈 지혜가 필요하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전시회 규모=1~10일 파리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는 4년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12회 대회보다는 다소 규모가 줄었으나 여전히 세계 최대.

4만5천평이 넘는 8개 전시장에 40개국 1천390개 업체가 참여해 2만3천t에 이르는 기계를 선보였다. 방적기가 가장 많았고 염색.가공기-제직기-편물기(메리야스기) 등의 순이었다. 의류산업용 기계, 시험.측정장비, 운반.포장장비도 선보였다.

예상 참관인원은 130개국 16만명.

▨전반적인 흐름=에어제트룸 강세, 편물기 고도화, 전자기능 강화 등이 주된 기조지역 참관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인 제직기 분야에선 에어제트룸이 초강세를 보였다. 다양한 성능을 갖춘 초대폭 에어제트룸의 대거 출품으로 향후 제직기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임을 예고했다.

벨기에 피카놀, 일본 도요타 등 세계 일류급 업체들은 모두 초대폭 에어제트룸을 주품종으로 내놓았다. 도요타가 390㎝까지 짤 수 있는 에어제트룸을 내년 3월 시판 목표로 선보였고 피카놀은 380㎝ 에어제트룸을 내놓았다.

에어제트룸 부상현상은 지역 판매고에서도 입증돼 올들어 도요타가 400여대, 피카놀이 300여대를 지역에서 판매했다고 각사 관계자들이 밝혔다.

워터제트룸은 일본 쓰다코마와 도요타에서, 래피아직기는 이탈리아 바마텍스 등이 일부 내놓는데 그쳤다.

편물기 분야에선 기능 다양화가 두드러졌다. 각종 전자기능을 선택사양으로 갖춰 다양한 니트를 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염색.가공기 분야에서도 특수원단까지 염색가공할 수 있는 기능 고급화가 뚜렷했다. 한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단순염색기는 완전퇴색했다고 분석했다.

▨지역업체 참여현황=금용기계를 비롯해 모두 9개 업체가 참여해 4년전 6개 업체보다 크게 늘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한국이 인도, 터키, 미국, 대만 등과 함께 참여율이 크게 증가한 나라에 속한다고 밝혔다.

지역업체로는 대구 금용기계가 환편기 5종, 대흥정밀공업이 래피어직기 헤드 및 밴드, 삼성제침이 편물기용 바늘, 이화공업이 스판사용 연사기, 욱일기계가 정경기, 경북 구미 일성기계가 자동날염기를 각각 출품했다.

금용기계 한 관계자는 "현장상담을 통한 직접계약 실적도 적잖지만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무형의 효과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문제점=세계 최대.최고 박람회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는 너무 무관심하다는 불평이 현장에서 쏟아졌다. 박람회에 대한 정보제공이나 지원이 전무하다는 지적.

대만에선 정부가 박람회를 직접 지원, 6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실적을 보였다는 얘기도 나왔다.

방적기용 세라믹 부품을 갖고 나온 서울 붐아시아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이같은 박람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개별 접촉끝에 겨우 참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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