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낮 폭탄주만은 사라져야"

검찰 상징하는 술문화 공안부장 '취언' 계기 "야만적 관습' 자성 소리

대낮에 폭탄주를 마시고 내뱉은 진형구 대검공안부장의 취중 발언은 결국 '폭탄'이 돼 검찰조직으로 되돌아 왔다.

군(軍)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폭탄주 관습은 어느덧 검찰을 상징하는 술 문화가 됐다. 다함께 쉽게 취할수 있는 폭탄주의 특성과 상명하복, 연대의식이 강한 검찰조직의 특성이 맞아 떨어진 탓.

수년전 대구시내 모 식당에서 부장검사가 권하는 폭탄주를 식당 여직원이 거절하고 도망간 일이 있었다. "데려오라"는 부장검사의 엄명이 떨어졌고 여직원을 대령하는데 검사 3명이 맨발로 뛰어 나갔다는 일화에서 개인 주량 차이에 대한 배려가 없는 폭탄주 관습의 야만적인 단면을 엿볼수 있다.

폭탄주에 대한 비판론도 만만찮다. 전직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주량이 약한데 폭탄주를 억지로 마셔야 하는 술자리가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폭탄주가 검찰생활을 그만 둔 요인중의 하나였다"고 털어놨다.

특히 업무에 지장을 줄 것이 뻔한 대낮 폭탄주는 이번 기회에 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검찰과 대낮 폭탄주가 만들어낸 '사건'과 에피소드가 적지 않았고 그때마다 대검찰청이 금주령을 내리는 등 대책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대구지검의 모 검사는 "검찰의 대낮 폭탄주 관습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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