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가 50P 폭락

각종 장세지표가 과열신호를 보내던 증시가 결국 폭락했다. 11일간 연속 상승한 증시는 9일 종합주가지수가 50.14포인트나 급락, 8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최대의 하락폭이며 하락률은 97년11월 이후 두번째.

대세상승기엔 호재만 나타나고 하락기엔 악재가 속출한다. 9일 증시 분위기도 그랬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검찰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이 터져 노동계가 전면파업을 선언한 것도 악재. 10일 선물.옵션만기일이 다가오면서 5천억원 규모의 프로그램매수 청산물량도 증시를 압박했다.

여기에 투신권이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스팟펀드 4천억원어치를 시장에 쏟아냈고 달러/원 환율도 1천160원대로 떨어져 주가하락을 부채질을 했다.

울고싶던 차에 정부도 뺨을 때렸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대형 수익증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투자한도 축소 등 규제강화 방침을 밝힌 것.

이위원장은 또 오는 12월부터 내년 4월사이 만기가 몰린 25개 뮤추얼펀드의 매물집중화 문제와 17조원대의 하반기 유상증자 물량, 14조원대의 정부보유주식 처분물량 등을 거론하며 시장교란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역 증권사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오를만 하면 정부가 재를 뿌린다"며 "하반기에 불거질 문제를 벌써부터 끄집어 내느냐"고 불평을 터뜨렸다. 하지만 급등락장세에 구경꾼이 됐던 개인투자자들은 고소를 흘리고 있다.

기관들이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다 자기들끼리 서로 발등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박경호 현대증권 상인지점장은 "기관끼리 '데드 매치'(수익률 경쟁)를 벌여 현물 및 선물.옵션시장이 모두 출렁거린다"면서 "직접투자가 갈수록 어려워져 고객들에게 간접투자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이처럼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자 증시전문가들의 장세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김삼동 삼성증권 대구중앙지점장은 "본격 조정기는 아니다"며 "조만간 8일 종합주가지수 854이상을 회복하고 7월초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등에 따른 단기조정이므로 며칠간 조정을 거쳐 재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동양증권 대구지점 김병동부장은 "지수 800에서 830사이 박스권을 오가며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7월중순이나 8월초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욱 비관적 시각도 있다. 750~850사이에서 게걸음을 걷다 가을이후 850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9일 나타난 악재중 노동계의 불안.원화강세.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재상승의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증시전문가들은 투신권의 매수재개, 미국증시의 안정을 확인한 뒤 매매에 나서라고 충고했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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