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양측이 서로 영해침범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11일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성명에서 남한이 북한영해를 침범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성명에서도 예외없이 한.미측이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해 수립한 것으로 알려진 5027-98 작전계획을 비난하며 이번 서해안 경비정 대치사건을 유고사태 종결과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성명에서 "남조선 괴뢰들의 이번 군사적 도발이 공화국을 삼키기 위한 놈들의 작전계획 5027의 전반내용이 상대에 공격을 감행할 수 있게 수정 보충되고 유고슬라비아 사태가 종결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더욱 더 간과할수 없는 위험한 불장난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3월 24일 유고공습이 시작된 이후 이미 올초에 확정됐던 5027-98작전계획을 뒤늦게 거론,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며 유고 다음 목표는 북한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수차례에 걸쳐 표명해 왔다.
이번 서해안의 경비정 대치사건에서도 북한은 줄곧 남한 해군이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하면서 5027-98작전계획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왔다.
북한은 지난 9일 중앙방송을 통해서도 남한 해군이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면서 "남조선에서 북침전쟁책동이 이미 한계선을 넘어섰고 괴뢰들이 기어이 북침전쟁을 도발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사건이 미국 강경보수세력들의 비호 밑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조선 정전협정에 대한 난폭한 유린으로 조선반도의 정세를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결로 몰아가기 위한 고의적이며 계획적인 책동으로 단호히 규탄한다"고 말했다.이번 성명에서 그나마 대화에 의한 해결 기대를 걸 수 있게 한 것은 북한이 정전협정의 유효성을 여전히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이다. 성명은 "(남측의) 영해침범 행위가 조선 정전협정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라고 언급, 지난 96년 정전협정무효화 선언 이후의 정전협정 무시 태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정전협정에 대한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생각 밖으로 북한이 대북 선제공격에 극도의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대북 선제공격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과거에는 부정했던 정전협정을 되살려 이번에는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성명을 통해 유엔군사령부의 장성급 회담 제의를 일단 거부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도 대화에 의한 원만한 해결이 바람직스러운 만큼 유엔사측의 대화제의를 계속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대화상대를 '유엔군사령부'에서 '미군'으로 바꿔 남북한.미국 3자대화를 제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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