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이런 사람 돕습니다-대구 신당동 이성금씨

"애 엄마가 빨리 돌아와 가정이 조금이라도 안정 되었으면 합니다. 준식이가 큰 말썽 안피우고 잘 자라주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지체장애 3급인 이성금(44·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씨. 10t 화물트럭으로 각종 물자를 배달해 주는 일로 넉넉한 생활을 해온 이씨 가정에 불운이 닥친 것은 지난 93년 3월. 청주의 모제지공장에 폐지를 갖다주고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면서부터다.

1년동안 병원치료를 했으나 결국 오른쪽 다리 무릎아래를 절단해야 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이과정에서 몸뿐 아니라 수술비와 치료비로 그동안 모아 두었던 돈과 집을 날리고도 모자라 빚마저 지게 되었다.

게다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아내가 94년 4월 아홉살 난 준식이를 놔둔 채 가출,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어 이씨는 불편한 몸으로 아들 뒷바라지까지 해야 했다."가출신고를 낸 뒤 백방으로 아내를 찾으려고 돌아 다녔습니다. 이제는 그저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뿐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는 준식이를 위해서 이씨는 지난 95년 9월,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할부로 장애자용 1t 화물차를 구입, 농촌지역을 돌아디니며 폐농기구 등 고철을 수집하는 일을 시작하며 자활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가다 차가 크게 부서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다시 좌절을 경험하게 됐다. 하루벌어 하루먹고 살아가는 이씨는 수리비 2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차를 아직도 고치지 못하고 있다.

94년 생활보호대상자로 선정 돼 매월 동사무소로부터 받는 10만원이 이씨 수입의 전부다. 임대아파트 계약이 이달 말 끝나지만 관리비가 4개월 밀려 있어 재계약 자체가 불투명한 실정이라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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