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발만 부각한 환경평가

낙동강변도로, 호안 정비사업 등 낙동강 개발사업에 따라 대구시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가 철새, 식물 및 어류의 서식 현황을 틀리게 기록하는 등 부실한 것으로 나타나 시측의 환경평가가 개발 타당성만을 일방적으로 부각시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는 이달초 발간한 격월간 소식지를 통해, 대구시가 지난 97년 실시한 '낙동강변도로 환경영향 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최근 두차례에 걸쳐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 부분의 보고서 내용이 오류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 소식지에 따르면 대구시 환경 보고서는 철새 도래지인 서대구 낙동강습지에서 '흑두루미를 확인할 수 없다'고 돼 있으나 최근에도 흑두루미 수백마리가 주민들에 의해 목격됐다.

또 하천주변에 서식하는 식물로 하천 보존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인 달뿌리풀-갯버들 군락이 낙동강변을 따라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는데도 보고서엔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엔 1급수인 맑은 물에만 살 수 있는 '버들치'가 오염도가 심한 낙동강 하류에 서식한다고 기재돼 있는가 하면 자료사진을 통해 '모래무지'와 '블루길'을 각각 '동사리' '큰납지리'로 표시하는 등 전문성이 결여됐다고 밝혔다.

류승원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은 "서대구 낙동강습지 개발로 쫓겨난 흑두루미가 일본 이즈미로 이주, 일본에 막대한 관광수입을 벌어주고 있다"며 "대구시가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마구잡이 개발을 할 것이 아니라 자연보전과 경제성을 병행하는 개발·보전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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