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중고생 학모 조사

IMF이후 가계의 실질소득은 감소하는데도 사교육비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사교육의 필요성이나 학벌주의에 대한 인식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대 정영숙교수(소비자가족학과)가 중.고생 자녀를 둔 대구지역 주부 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평균 사교육비는 지난 95년 23만8천400원에서 올들어서는 26만2천400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이는 월평균 공교육비 8만9천원에 비하면 3배 가까운 액수로 월평균 가계소득 222만4천원의 8.5%를 차지했다. 또 IMF이전 수요가 많던 고액과외는 상당 부분 사라졌으나 학원, 과외 등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는 더 늘어 평균 사교육비의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IMF로 인해 소득이 감소했을 때 지출을 가장 줄이기 힘든 항목으로 조사 대상자의 56%가 교육비를 꼽았으며 여가활동비, 경조사비, 피복비 등은 줄이기 쉬운 항목으로 들었다.

소득이 감소한 경우 지출을 줄이거나(32.1%) 저축한 돈으로 충당(32.8%), 부업이나 가욋일(17.6%) 등으로 대처하면서도 사교육비를 줄였다는 가구는 거의 없었다. 지출감소폭이 큰 항목으로는 피복비(28.7%) 식료품(24%) 여가활동비(22.5%) 등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이나 취업, 승진 등에 학력을 중시하는 학벌주의는 IMF이후 더욱 심해졌으며 더불어 사교육의 필요성이나 효과에 대한 인식 역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에 필요한 다른 소비항목의 지출에 상당한 압박을 감수하면서도 과다한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현상은 이같은 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교수는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의 원인은 입시제도와 일류대학 입학이 미래와 직결된다고 인식하는 사회 구조"라며 "학벌주의 인식이 팽배하고 과외가 입시에 도움이 되는 한 소득감소와 관계없이 과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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