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랑가, 운보 작품 무더기 구입에 의아심

운보(雲甫) 김기창 화백의 그림은 화랑가에서 아주 인기가 높다. IMF로 화랑가에 찬바람이 불었지만 운보 그림은 꾸준히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단의 거목인 고령의 운보가 건강이 좋지 않아 더이상 작품을 제작할 수 없다는 '희소 가치'도 거래에 한몫을 하고 있다.

화랑가에서 운보의 작품은 40호 크기 전지의 경우 2천만원을 호가한다. IMF 이전에 비해 많이 내렸지만 거래는 여전히 활발하다.

그러나 그림 값은 작품의 크기와 질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화랑협회 권상능 회장은 "운보 작품중 가장 인기가 있고 비싼 것은 '청록산수'이고 '문자도'와 '인물'은 다소 값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4월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한 아트갤러리 경매에는 운보의 작품 4점이 나왔다. 예상가는 25호 크기의 '죽림'이 1천500만원에서 2천만원, 12호 크기의 '청록산수'가 1천300만원에서 1천600만원이었고, 6호 크기의 '산수인물'과 15호 크기의 '문자추상'이 각각 450만원에서 550만원이었다. 이들 작품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에 대한생명이 60억원을 들여 운보 작품을 사들인 것은 유례가 없는 거액이어서 그림 수집의 진짜 목적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연간 작품 구입비가 15억원 정도이고, 최대 민간 미술관인 호암미술관의 경우도 연간 10억원 정도를 작품 구입에 쓰고 있다.

미술관 등록에 필요한 10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려면 보통 몇년에 걸쳐 유명 화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에 이형자씨의 무더기 구입 행태는 의아심을 자아내고 있다는게 화랑가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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