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도 어려움에 처한 남의 아이를 일정기간 맡아서 길러주는 '수양부모운동'(Foster Home)이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
대구지역에서 수양부모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사단법인 한국수양부모협회 대구지부'(053-754-6842), '서구종합사회복지관'(053-563-0777), '우리복지시민연합'(053-564-8427) 등이 있으며 수양부모운동에 동참하려는 기관·민간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수양부모협회(이사장 박영숙·영국대사관 공보관)가 지난 19일 대구지부 이미경(가야금 연주자·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 집에서 가진 오픈하우스에는 서울·부산·대구·안동 등지에서 이 운동에 동참하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열댓명의 부모들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현재 수양부모협회 대구지부에 등록된 수양부모는 이미경씨와 손연복(달서구 이곡동)씨 등 두 가정. 이미경씨네는 거제도에서 올라온 진이를 6개월째 양육하고 있으며, 손연복씨네는 초등학교 2학년 여아를 키우고 있다. 이씨와 손씨는 각각 친자녀들도 있다.
부산에 사는 윤은경씨네와 장순자씨네는 2세짜리 여아, 6세짜리 여아를 각각 3~4개월째 위탁맡고 있다.
고령 국제재활원 등지에서 장애우들과 국악미사를 드리는 등 평소 봉사하는 생활이 몸에 밴 이미경씨는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며 수양딸이 이 집에 머무는 동안 정상적인 부부관계, 형제관계를 배우기를 바란다고. 별명이 '타잔'인 이씨의 수양딸은 정신 장애가 있는 편부 밑에서 동생을 돌보며 생활하다가 서울을 거쳐 대구로 왔다.
지난 4월부터 수양부모운동(가정위탁보호서비스)을 펴고 있는 서구종합사회복지관에는 모두 23가정이 신청했다. 며칠전 첫 수양부모가 탄생, 9개월짜리 남아와 인연이 맺어졌다. 서구복지관의 경우 경제적·심리적 문제로 인해 자녀양육을 위탁해온 가정이 이외에도 3가정이 더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부설 포스터 홈인 '해뜨는 집'의 김명희원장은 수년 전부터 위기가정의 자녀를 데려다 키웠으며, 20여일 전에는 도벽이 있는 남매를 데려다 키우고 있다.
수양부모회 오픈하우스 행사에 참석한 김경희씨는 "제일 큰 봉사가 남의 아이를 키워주는게 아니겠느냐"며 의지를 펼쳐보였고, 경산시 옥산동에 사는 이재순씨 부부는 아이들 키우는 것을 좋아해서 수양부모운동에 관심을 가졌다. 황인대(안동시 옥동 삼성아파트)씨 부부도 "평소에 가정회복운동에 관심이 많았다"며 일정기간 남의 집 자녀를 데려다 키우는 수양부모운동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한국수양부모회 박영숙 회장은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아동과 청소년에게 수양부모가정을 찾아주고, 그 가족안에서 양육과 존중을 받으며 살 기회를 주어야 우리사회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말한다.
서구복지관 사회복지사 김유정씨는 "IMF이후 친부모가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방치되거나 버려질 위기에 처하면 시설보다 가정으로 데려다 돌봐줄 수양부모운동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들려준다.
입양으로 내 아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자원봉사를 통해 남의 아이를 한시적(2년 미만)으로 키워주는 수양부모운동은 자녀양육의 기능이 약해진 가족 기능을 보강하는 새로운 사회적 지지체계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수양부모협회는 '위탁아동 양육방법' '서양인이 본 꼬레아'(박영숙 편저, 도서출판 남보사연) 등 판매수익금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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