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씨 친정집 표정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민영미(35)씨의 아들 송준영(12).종훈(7)군 형제는 대전 외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3일 오전 다른 친척 집으로 떠났다.

이들 형제는 전날 자정께까지 집안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듯 눈을 붙이지 못했으면서도 불안과 긴장감 때문인지 이날 오전 6시께 잠을 깼다.

특히 엄마에게 닥친 사고를 어렴풋이나마 감지한 준영군은 굳게 입을 다문채 아침을 먹지 않으려 하며 자주 한숨을 내쉬어 외할아버지 등 가족들을 더욱 안타깝게했다.

반면 종훈군은 아직까지 엄마의 북한 억류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듯 이날 오전 8시께 걸려 온 아버지(38)의 전화를 받고 "엄마는 언제 오느냐"고 묻다 "곧 엄마와 함께 데리러 갈테니 외삼촌 말씀 잘 듣고 있으라"는 아버지의 대답에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아침식사를 마친 뒤 준영군의 외삼촌들은 22일 오후 준영군과 종훈군이 도착하자 마자 몰려들기 시작한 취재진이 다시 찾아올 것을 우려, 이들 형제를 충남 연기군 조치원의 다른 친척 집으로 데려갔다.

준영군의 한 친척은 "준영이와 종훈이가 모두 언론에 시달려 지쳐 있다"며 "준영이의 학교 문제가 있어 조만간 성남에 다녀와야 하겠지만 아버지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 당분간 친척들이 돌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준영군의 외가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이들 형제를 걱정하는 친척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으며 그 중 일부는 준영군 형제가 좋아하는 장난감 로봇을 사가지고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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