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획-'카운터 테너'의 세계-카운터 테너 가수의 주요 앨범

◈로망스

일본인 카운터 테너 메라 요시가츠의 앨범. 메라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동안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의 목소리로 들어온 헨델과 스트라우스가 얼마나 밋밋하고 무미건조했는지를 절감하고 탄식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나올 수 있었을까? 메라의 외모는 흡사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철이 같다. 29세의 나이에도 불구, 소년같은 외모에서 울려나오는 깨끗한 미성은 신체적 발달이 지체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추측. '로망스'에는 카스트라토를 위해 쓰여진 바로크 명곡들과 낭만주의 성악 소품들이 함께 수록됐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슬퍼하게 내버려 두세요'는 단연 압권.

◈보칼리즈

'카운터 테너는 중성적인 목소리'라는 선입관은 적어도 브라이언 아사와에게는 접어둬야겠다. 눈을 감고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즈를 들어보자. 여성보다 더 여성스러운 아사와의 목소리. 그 강한 호소력이 듣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 정도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디션에서 우승(1981)한 최초의 카운터 테너이자 리처드 터커 재단으로부터 공인(1993)된 최초의 인물. 일본계 미국인으로 매력적인 외모까지 갖췄지만 그 목소리에 대한 시기 탓인지 동성연애자란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헨델 아리아집

헨델이 당대 최고의 카스트라토들을 위해 쓴 곡만을 담은 유일한 모음집. 최근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는 데이비드 다니엘스는 첫 독집에서 헨델을 택하는 정공법을 썼다. 최근 소프라노와 맞먹는 고음역대를 과시하는 카운터 테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다니엘스의 매력은 공명이 강한 저역대에 있다. 건성 질감의 목소리에다, 특별한 과장이나 기교를 부리지 않고서도 은근히 애절함을 불러일으키는 호소력이 놀랍다.

◈영웅들

신세대 카운터 테너의 선두 주자 안드레아스 숄의 앨범. 독일 출신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나 실력 면에서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메라 요시가츠에 비해 목소리의 신비감은 좀 떨어지지만 비브라토를 줄인 맑고 단아한 느낌이 청명하게 전해온다. '슈퍼맨'의 클라크 켄트를 닮았다 해서 붙은 별명이 '슈퍼맨'. 데카로 이적해 내놓은 이번 앨범에서는 헨델에 주력하는 한편, 글룩·모차르트의 아리아들을 함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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