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두뇌 한국 21(BK 21)' 계획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시위가 있었고, 그 다음날 주요 일간지에는 '교수들이 거리시위를 하다니, 자기 연구나 똑바로 하지 않고…'라는 논조의 사설이 일제히 실렸다.
'BK 21'에 대한 비판을 '밥그릇 싸움'이니 '나눠먹기'라느니 하는 신문기사를 접하면서, 우리는 이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널리 알릴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 기본취지는 매우 좋다. '세계 수준의 대학을 만들어 국제경쟁력을 가진 인재를 길러내자'. 여기에 반대하는 교수는 없지만 그 방법이 문제이다. 우리가 'BK 21'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의 몇가지이다.
첫째, 세계 수준의 대학을 만든다는 명분 아래 지방대학의 연구 기반을 무너뜨린다는 데에 있다. 'BK 21'은 고등학생의 진로 구도를 '지역고교-지역우수대학-세계수준 대학'으로 명시해 두고, 지방대학은 대학원 교육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수도권=연구, 지방=교육'이라는 기본구도를 지방대학 교수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둘째, 지금까지 특혜를 받아온 소수대학에 더욱 특혜를 집중하려는 'BK 21'은 결코 공정한 경쟁의 논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대와 경쟁할 수 있는 대학을 육성하는 것이 서울대를 발전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셋째, 학문연구 집단을 제품생산 공장처럼 '사업단'으로 구성하게 하고, 그 연구과정과 결과를 교육부 관료들의 감독하에 감독.평가받도록 하는데 있다. 'BK 21'의 관장은 학술진흥재단으로 넘겨야 한다.
지방대학 교수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세계 수준의 대학 육성에도 동의한다. 다만 지방에도 일정 권역별로 연구 중심대학을 육성, 그 지역의 다른 대학에 있는 연구인력과 한문적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대학원의 연구와 교육을 함께 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BK 21'이 이대로 7년간 시행되면 지방대학은 황폐화되고 따라서 지역의 학문과 산업은 중앙에 더욱 종속되어 자생적 기반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세계 수준의 대학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지방의 주요 대학을 수준높은 대학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채택해야 한다. 이것이 지방자치제의 기본 취지를 살리는 것이며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국가발전의 토대가 되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강 덕 식
대구.경북지역 교수협의회 연합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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