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행 조계종 한마음선원장 독일서 법회

유럽 한복판 독일에서 한국 비구니의 법음(法音)이 울려퍼졌다.지난달 31일 오후 4시(현지시간) 독일 뒤셀도르프 근교 라팅겐 시민회관에서는 대행(大行·73) 조계종 한마음선원장 초청법회가 펼쳐져 새 천년을 앞둔 독일인들에게 한줄기 청량한 바람을 안겨주었다.

한마음선원 독일지원(지원장 혜진)이 주최하고 주독 한국대사관과 베스트팔렌주명예영사관이 후원하는 이번 법회는 96년 카르스트에 독일지원이 세워진 지 처음 열리는 대규모 법회로 독일인과 한국교민, 한마음선원 국내 신도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대행 스님은 '해탈의 문'이란 주제의 법문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종교 그 자체가 아니라 바로 진리이며 기독교든 불교든 종교를 떠나 본래 나의 모습을 밖에서 구하지 말고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나의 공기주머니에 불과한데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심지어 종교가 다르다고 싸우는 것은 한심한 일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인간과 축생, 미생물 등 모든 생명체가 한 모습이며 진리는 둘이 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행 스님은 이 자리에서도 평소의 지론인 '생활 속의 선(禪)'을 강조했다. "이자리까지 걸어올 때 발걸음을 짊어지고 온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느냐"면서 "집착을 버려야만 내 육체를 끌고 다니는 '참 나'를 찾을 수 있고 뿌리가 튼튼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설법했다.

법회에 앞서 한국 전통사찰의 예불의식과 대행 스님의 행장을 담은 비디오를 상영했으며 '부산 한마음 선다회(禪茶會)'의 전통다도 시연회와 광우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정각사 주지)의 축사가 이어졌다.

법회 전후 두차례에 걸쳐 67명의 한마음선원 합창단원(단장 최선희)은 서윤재씨의 지휘로 찬불가와 한국민요, 독일 가곡 등을 불러 갈채를 받았다.

법회에 참석한 독일인 일본 승려 다그마 도코 바스쾨닉 독일불교연합 공동대표는 "한국불교의 진면목을 대하게 된 인연에 대해 감사하며 생활 속의 실천을 강조하면서 불교사상의 핵심을 설파하는 대행 스님의 법문에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독일 교포신문의 황성범 기자는 "한국불교 지도자의 법회에 독일인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독일 이민 36년사에 획을 긋는 일이자 3만5천명 교민들에게 뿌듯함을 안겨준 쾌거였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마음선원은 72년 대행 스님에 의해 창건됐으며 현재 부산·대구·광주 등 14곳의 국내 지원과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국 방콕 등 9곳의 해외 지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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