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풍 올가 스쳐간 대구·경북 이젠 호우주의보

영주·봉화 등 경북북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경북전역에 쏟아진 집중호우와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4일 오전 10시 현재 12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교량 등 공공시설물 파괴, 농경지 침수 등으로 영주 53억, 문경 34억원등 148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태풍 강풍을 동반한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수확기 과수농가가 큰 피해를 입어 피해액은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일 오후 4시 40분쯤 문경시 호계면 막곡리 연강천 다리에서 자전거를 타고가던 노홍구(64·호계면 우로리)씨가 강풍으로 강물에 떨어져 실종됐다.

또 3일 오후 3시 30분께 문경시 산양면 신전리 고진림(77)씨가 농기계 창고에 연장을 가지러 들어갔다 창고가 무너져 숨졌다.

3일 낮12시30분쯤 구미시 상모동 배재윤(62)씨집 아랫방에서 갑자기 내린비로 방에 물이 차 방안에 누워있던 김계년(92·여)씨가 숨졌다.

이에앞서 지난 2일 오후 8시께 문경시 산북면 거산리에서 산사태가 발생, 이 마을에 사는 채홍문(69)씨가 흙더미에 깔려 숨지는 등 문경과 봉화지역 산사태로 2명이 죽고 영주 부석면 우곡리 산사태 등으로 7명이 실종됐다. 태풍으로 인한 재산피해도 잇달았다. 지난 2일 오후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주택 3채가 전파된 것을 비롯 문경시 산북면 주택 83채가 침수, 9가구 2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영주지역 농경지 500㏊를 비롯해 봉화 343.3㏊, 예천 299㏊ 등 5개 시·군의 농경지 1천322.4㏊가 물에 잠겼으며 농작물 203.7㏊가 유실 또는 매몰됐다.

2일 오후 8시께는 문경시 호계면 막곡리 정재한(44)씨의 계사가 침수되며 병아리 3만마리가 폐사했다.

교량 9개소와 하천 31개소, 소규모 하천 15개소 등 공공시설 55개가 유실또는 파손됐으며 비닐하우스 171채, 공장 2채, 버섯재배사 16채 등이 파손돼 모두 69억6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지난 2일 오후 7시께 봉화군 명호면 고계리 35번 국도가 산사태로 두절되는 등국도와 지방도 14개소가 산사태로 유실되거나 침수, 교통이 통제됐다.

경북도 재해대책본부는 소방대원, 공무원 등 490명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나서는 한편 도로유실 지역 등에 포클레인 25대와 60여명의 인력을 투입, 응급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대구지역에 강풍이 몰아치면서 시내 곳곳의 가로수가 뽑히고 담장 붕괴, 가로등·간판 파손, 정전사태 등 피해가 잇따랐다. 그러나 강우량은 41.5㎜에 그쳐 별다른 침수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3일 불어닥친 순간 최대풍속 (초속)24m의 강풍으로 대구지역에는 모두 96그루의 가로수가 뽑히거나 쓰러졌으며, 가지가 부러진 가로수는 310그루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구 원대3가 대원식당 부근 및 서구 평리6동 한비염직 앞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주차된 차량을 덮쳐 4대의 차량이 파손됐다.

달서구 두류2동 대림모델하우스 창고 10평과 북구 태전동 가건물, 중구 와전동 부광전기 및 동인3가 공사장 담벽, 남구 봉덕3동 느티나무식당 담장 등도 붕괴되거나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남구 대명10동 대덕빌딩을 비롯, 일부 상가건물과 아파트의 유리창과 간판들이 바람에 날려 추락했다. 경북도청과 중구 태평로1가 라이프상가 아파트에서는 각각 유리창과 간판이 넘어지면서 3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또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밤 늦게까지 정전사태가 이어져 24만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12시10분 쯤 대구시 남구 봉덕동 일대에 전력을 공급하던 고압선이 태풍에 쓰러진 나무에 끊어지면서 7천여 가구에 30분 정도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또 같은날 오후 3시10분 쯤에도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일대 2천20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 주민들이 2시간여 동안 불편을 겪는 등 대구지역에서 33개소 10만여 가구에 정전사태가 이어졌다.

경북지역에도 이날 오후 2시50분 쯤 경북 김천시 대항면 일대 5천700여 가구가 1시간여동안 정전되는 등 구미, 문경 등에서 14만여 가구가 정전사태를 겪었다.

한반도 전역에 강풍과 집중호우를 뿌린 제7호 태풍 '올가'(OLGA)가 4일 새벽 북한을 거쳐 중국쪽으로 빠져나가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에 따라 전국의 육·해상에 내려졌던 태풍경보·주의보는 이날 오전 4시3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그러나 태풍에서 떨어져나온 하층의 비구름대가 남부지방에 드리우면서 영남과 제주 지방에는 오전 5시30분부터 다시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5일까지 남부 및 제주도는 30~100㎜(최고 150㎜이상), 중부지방은 5~30㎜(최고 50㎜이상) 가량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오전 7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포천군 창수면 897㎜ △연천 825㎜ △철원805.7㎜ △동두천 800.6㎜ △강화 692.5㎜ △의정부 648㎜ △한라산 어리목 584.5㎜ △인천 562.4㎜ △서울 538.2㎜ △춘천 505.4㎜ △인제 493·5㎜ △서산 476.2㎜ △속초 409.4㎜ △수원 297.6㎜ △영주 294.5㎜ △제주시 263.6㎜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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