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행전쟁 주택가 이면도로

대구지역 상당수 이면도로가 도로 양편에 늘어선 주차 차량으로 인해 청소차, 소방차의 통행이 어려워 매일같이 차를 들어내거나 확성기를 틀어대는 등 '통행 전쟁'을 치르고 있다.

대구시가 이면도로 소통을 위해 주차구획선을 그어 차량주차를 유도하고 있으나 워낙 시민들의 소유 차량이 많아 도로 양면 주차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면도로 주차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나 주정차 단속권을 갖고 있는 구.군청이 이면도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어서 쓰레기 차량이 다니는 새벽시간대에는 주민들이 잠을 설치기 일쑤이며 소방차 등 긴급차량도 출동때 애를 먹고 있다.

지난 6일 이른 아침 대구시 남구 대명동의 한 주택가. 한 쓰레기 수거차량이 이면도로 커브길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오도가도 못하면서 확성기로 차주를 찾는 방송을 해대기 시작했다. 여러차례 방송이 나오고서야 차량 주인이 나타났지만 인근 주민들은 시끄러운 확성기 소음을 10여분 가까이 듣고 있어야만 했다.

이처럼 중구, 남구, 동구 등 노폭이 좁은 주택가 이면도로를 통행하는 쓰레기 수거차량들은 무질서한 주차차량으로 인해 날마다 '통행전쟁'을 치르고 있다. 대구시 남구청 환경미화원 이모(41)씨는 "주인을 찾아도 나타나지 않으면 환경미화원들이 차를 들어 옮겨야 한다"며 "쓰레기 처리를 하는건지 주차차량 처리를 하는 것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소방차량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대구시내 각 소방서는 직원들을 동원, 소방차 진입에 방해가 될만한 주차차량에 대해서는 계고문을 붙이고 있으나 강제성이 없어 무질서한 주차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대구 중부소방서 박인구(48)소방위는 "소방차가 빨리 접근하지 못하면 화재가 커진다"며 "주택가 이면도로의 주차질서가 하루빨리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청 한 관계자는 "지난 95년 주택가의 모든 이면도로에 주차선을 긋고 주차질서를 잡으려했으나 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며 "통행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는 곳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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