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에 잠긴 문무왕 수중릉이 있는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사적지 일원이 오폐수와 소음공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왕암은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지만 해마다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역사의 현장이다.
"내 죽으면 바다의 용(龍)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하니 화장(火葬)하여 동해 바다에 장사 지내라" 는 말은 문무왕의 유언이다.
그러나 사적 제158호 대왕암은 정면에 10여개의 무허가 횟집 난립으로 오폐수의 바다 유입과 쓰레기 투기로 문화재 존엄성이 실종된지 오래다. 게다가 최근엔 연안을 관리해야 할 행정당국이 모터보트 유선장 허가를 남발해 대왕바위가 굉음 소리에 휩싸일 때가 많다.
문무왕의 수장(水葬) 이야기는 '삼국유사' 등 기록에 따르면 신문왕이 아버지 뜻을 기려 큰바위에 장사지냈다고 한다.
이 기록으로 미뤄 대왕암이 문무왕을 장사 지낸 곳이라는 사실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직접 시신을 묻은 무덤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문무왕은 죽고 나서 화장을 했으므로 대왕암이 그의 시신을 묻은 무덤일 수는 없다. 화장한 유골을 묻은 곳으로 봐야 할 것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그곳에 놓여 있는 넓직한 돌(3.7×2.6m). 무덤 석실(石室)의 뚜껑이거나 유골함을 누르고 있는 돌일 것이란 추정을 가능케 해 준다.
고박정희 전대통령의 지시로 경주의 한 공무원이 비밀리에 석실을 열어 원효가 지은 '원효 결서'를 꺼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지난 82년 문화재관리국이 조사를 착수했다가 갑자기 철수한 후 지금까지 한번도 발굴된 적이 없다.
중요한 것은 진위 여부가 아니라 대왕암에 서려 있는 문무왕의 나라 사랑 정신이다. 관계당국은 하루 빨리 신비스러움이 유지되고 있는 대왕암 앞 무허가 건물들을 철거하고 유선장을 옮기는 등 사적지를 낀 연안 관리에 행정력을 발동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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