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정폭발 與野 원내사령탑 '육두문자' 추태

국회 회기 마지막날 마다 되풀이돼 왔던 여야간의 신경전이 13일에는 여야 총무들의 욕설공방으로 까지 번지는 등 결국 추태를 연출했다.

사건은 본회의 개의시간을 넘겨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총무회담에서 일어났다. 오후 2시15분쯤 시작된 총무회담 도중 먼저 국민회의 박상천총무의 고성이 문밖으로 터져 나왔다. "이 자식 나이도 어린데 그러면 안돼..." "내가 명색이 여당총무인데"등등. 그 소리는 회담장 주변의 취재진과 국회 관계자들에게 또렷이 들릴 정도였다. 이어 한나라당 이부영총무가 이를 맞받아 "나 안해 이 자식아, 국회의원, 장관 너 혼자 다 해먹어라"고 했고 재떨이가 탁자에 부딪치는 소리까지 들렸다.

계속해서 이총무의 "너 같은 놈 때문에 정치발전이 없는 거야. 국회의원들이 너 보고 뭐라는 줄 알아"라는 말이 간간이 새나왔다.

곧이어 의장실을 박차고 나온 이총무는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네가 사정한다고 사람잡아갈때 부터 알아 봤어. 이 이부영이도 죽여 봐"라고 흥분했다.

이에 대해 박총무는 "이 총무가 더러워서 못해먹겠다고 했다"며 이총무를 겨냥했으며 이총무는 "박총무가 말끝마다 이 자식,저 자식 했다"고 말했다. 결국 첫 공방은 박총무가 이총무에게 간접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달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양 총무간의 험악한 분위기는 이날 밤 14일자 조간신문 가판이 배달되면서 재연됐다. 모신문에 이총무가 총무회담에서 세풍사건과 계좌추적을 중단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총무는 받아든 이 신문을 찢어버린 뒤 본회의장에 있던 박총무를 불러냈다. "당신 말이지 왜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했다고 그래"라고 따졌고 박총무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발뺌했다. 10여분간의 말다툼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여야 원내사령탑의 험구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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