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구경거리가 많지만 남의 싸움구경하는 맛처럼 재미가 짭짤하기도 어렵다. 그것도 한다하는 판.검사 다 지내 본 여당 원내총무와 기자출신 야당총무가 '만만찮기가 사돈집 안방'같은 입법부의 수장실에서 벌어졌으니 오죽했을까. 다만 관중이 제한된 사실이 흠이라면 흠. 그러나 국민들은 싸움의 발단같은 것은 애시당초 관심이 없었다. 협상을 통한 정치발전이란 거창한 명제에는 이미 고개를 돌린지 오래니까. 특검제법안 협상과정에서 빚어진 이날의 싸움은 3당총무와 3당법사위 간사 등 6명이 참석한 자리가 10여분 진행된후 여당총무로부터 '나이도 어린 자식이 어디다 대고', '내가 명색이 여당총무인데 이××가…'로 개전이 된 모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장유유서(長幼有序)의 도덕률에 젖어온 탓이겠지만 외국인들의 싸움엔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이…'어쩌구 하는 부분이다. 이는 대체로 논리에 궁핍한 쪽이 연장자이면 거의 예외없이 튀어나오는 부분. 나이말이 나왔으니 따져보면 박상천국민회의총무는 61세(38년10월31일), 이부영총무는 57세(42년 9월26일)다. '40이 넘으면 먼저 죽는 사람이 형님'이란 말도 있으니까 이정도 차이라면 나이 얘기는 설득력도 없다. 다음 이총무로부터 '네가 사정(司正)한다고 의원 잡아갈 때부터 알아봤어', '그래 이××야. 이부영이도 죽여봐'의 거친 반응이 나온걸로 봐선 이미 회담의 판은 깨진지 오래고 야당총무의 묵은 앙금들이 다 분출된 상태. 이판에 마지못해 한 화해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우리 정치판의 수준만 속속들이 알려졌을뿐. 그러나 저러나 한가지 궁금한 것은 자민련 대표선수들의 당시 동정이다. 이왕 벌어진 판에 한마디 말리기라도 했어야 어울렸지 않았나 싶다. 싸움판에서도 역시 비승비속(非僧非俗)의 정치팔자가 드러났다고나 할지.
최창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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