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8년 향학열 결심

공고 출신의 6급 교육공무원이 주경야독끝에 정치학 박사가 됐다.화제의 주인공은 오는 23일 건국대에서 '정여립(鄭汝立)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서울 성동교육청 6급 행정주사 배동수(裵東守.44)씨.

고향인 대구에서 공고를 졸업한 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대학 진학의 꿈을 접어야 했던 배씨는 지난 81년 시교육청 9급 공무원 생활과 함께 건국대 야간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8년만에 학부과정을 마치고 91년 석사를 거쳐 이번에 박사가 되기까지 낮에는 서류와, 밤에는 책과 씨름하기를 18년.

고교 시절부터 현실정치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온 배씨는 결국 정치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대신 학문으로 정치의 꿈을 이뤄냈다.

배씨 논문의 주제가 된 정여립은 임진왜란 발발 3년전에 역모를 꽤했다가 실패한 조선시대의 혁명가로 그는 이 사건이 한국정치사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정여립의 정치사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연구,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연구 시간.자료의 부족 등 공부하는데 난관은 너무도 많았지만 한번 시작한 일을 중도에 그만둘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직장생활에 충실하는 것은 물론 학문적으로는 조선시대의 정치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틈틈히 시간강사로 교단에도 서고 싶은 것이 배씨의 '욕심많은'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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