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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내달 26일 창립 25주

아무도 항거할 수 없는 옥죄임. 침묵을 강요당하던 그 시대에도 침묵하지 않음으로 이 땅에 밝은 빛을 던져 준 사제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대표 문규현)이 내달 26일로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현대사의 고비마다 물길을 터주었던 4반세기. 정의구현사제단은 그 25년간의 활동을 평가하며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는 행사를 갖는다.

정권교체가 실현되고 인권이 호전되면서 갖게 되는 방향전환이다. 25주년 기념행사의 주제는 '통일과 민족의 화해'. 오는 10월 4, 5일 명동성당에서 갖는 '통일 염원 한겨레 성찬제'가 그것이다.

'민족과 정의'. 사제단이 일관되게 추구해온 두가지 주제를 놓고 이 기간중에 심포지엄을 열고, 25년의 역사를 담은 '사제단 25주년사'도 발간한다. 70, 80년대 힘겹게 걸어온 사회사와 정치사를 조명한 문화공연 '기억→결심→실천' 공연과 사제헌장 채택도 할 예정이다.

'민족사 안에서의 사제단 25주년'과 '사제단 25주년과 사제단의 방향 모색'을 주제로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와 김선태 홍성 광천성당 주임신부가 사제단의 과거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물론 25주년 기념 감사미사(김인국·박남혜·최종수 신부 공동집전)도 올린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74년 지학순주교의 구속(민청학련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제3세대의 젊은 천주교 사제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그해 9월26일 유신정권에 비수를 던진 '제1시국선언'을 서울 명동성당에서 발표하면서 사제단은 독재의 '눈엣가시'같은 존재로 등장했다. 이후 75년 5월 김지하 시인의 양심선언 공개, 80년 5월 광주사태에 대한 진상 발표, 87년 1월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폭로, 89년 7월 문규현신부 북한 파견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 흐름을 정의의 편으로 돌려놓았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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