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묻혀질 뻔한 공공근로자 사인

"남편의 죽음이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채 묻혀버릴뻔 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오후 2시20분쯤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방촌동 쓰레기 선별장.

공공근로자 이모(51.달서구 신당동).허모(44.달성군 다사읍)씨 등 2명이 "휴식시간에 혼자 일한다"는 등의 이유로 시비가 돼 한모(49.달서구 신당동)씨를 마구 때렸다.

한씨는 1시간쯤 뒤 인근 콘테이너 박스안 탈의실에 쓰러져 있다 이를 발견한 신모(50.여)씨 등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밤 9시10분쯤 숨졌다.

그러나 이 쓰레기 선별장의 공공근로자 관리를 맡은 한국자원재생공사 대구사업소측은 사고가 나자 진상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한씨의 숨진 사실만 상급기관에 보고하고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씨를 치료한 병원측도 한씨의 사인이 뇌좌상 등 사고사인 것으로 판단하고도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유족들 역시 자원재생공사 관계자들이 사고경위를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은데다 평소 술을 자주 마시던 한씨가 과로 등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여겨 3일만에 시신을 화장처리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우연히 한씨와 같은 아파트에 살며 공공근로를 해온 한 아주머니의 얘기를 듣고서야 사고경위 파악에 나섰고 뒤늦게 경찰서에 진정을 하게 된 것.대구 달서경찰서는 26일 이모.허모씨 등 2명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한씨를 치료한 병원 전문의 김모(31)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한 공공근로자의 죽음이 관리.감독을 맡은 기관 및 해당 병원의 사건은폐와 소홀한 일처리로 인해 자칫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채 묻혀질뻔 했다.

金炳九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